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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북]세기의 쉐프, 세기의 레스토랑

2008.02.01 | 조회수 421

세기의 쉐프, 세기의 레스토랑
킴벌리 위더스푼ㆍ앤드류 프리드먼 지음/김은조 옮김/클라이닉스 펴냄/1만3000원

"바다가재가 가버렸어요"라는 말이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왔다. 이건 좋은 소식이 아니다. 요리사들이 '갔다'라는 말을 쓸 때는 보통 뭔가 망쳐버렸다던가 잘못되었다는 의미다.
국제회의 식사를 준비하던 중 3200인분의 바다가재가 보관 실수로 상해버려 그 도시의 모든 바다가재를 긁어 모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창조적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 천재 요리사 중 한 명이라는 찬사를 듣는 페란 아드리아(스페인 엘 불리의 수석쉐프)의 실수담이다.
그는 1995년 11월18일 오전 8시, 이날을 잊지 못하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고 그 후로도 다시는 그런일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공포와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고 밝힌다.
미셸 번스탄인(멕시코 칸쿤의 아쿠아 호텔 수석 쉐프)에게도 진땀 빼는 시절이 있었다.
홀에는 유명 여배우와 미국의 전설적 쉐프 장 루이 팔라댕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맡겨진 업무는 '아그라 테린'(거위나 오리의 간으로 만든 전채요리의 하나)의 마무리 작업. 하지만 테린을 집어들다 초콜릿통에 빠뜨리고 말았다.
결국 '아그라 테린'은 초콜릿이 칠해진 '푸아그라'로 이름이 바뀌었고, 접시는 깨끗이 비워져 돌아왔다. 그리고 그날을 계기로 미쉘은 초콜릿 푸아그라를 맛본 전설적 쉐프의 수제자가 된다.
새책 '세기의 쉐프, 세기의 레스토랑' 은 최고의 요리를 위해 주방에서 벌이는 맛의 전쟁, 자기만의 노하우를 개발하고 식탁에 적용하는 '스타 쉐프'들의 뒷얘기를 담고 있다.
페란 아드리아를 비롯해 '펫 덕'의 해스턴 블루멘탈'. '밥보'의 마리오 바탈리. '다니엘'의 다니엘 불뤼드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쉐프들이 자신들이 경험했던 재앙에 가까운 암담한 상황을 솔직, 발랄, 유쾌하게 공개했다.
미국을 비롯해 스페인.이탈리아.영국에서 성공을 거둔 쉐프들의 스토리도 있고, 미국으로 이주한 프랑스인이나 이탈리아인 쉐프들의 성공담도 있다.
레스토랑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결코 화려하지 않은' 이들의 현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글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요리 이름과 재료 등은 서양 요리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여 준다.
부록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레스토랑들을 한 데 모아 '세기의 레스토랑'으로 정리했다. 현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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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www.asiae.co.kr/article/200802011050180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