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이탈리아에는 이탈리아 요리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탈리아는 실제로 통일된 지 200년이 안 되는 나라다. 도시국가가 할거하던 이탈리아에는 엄밀하게 말하면 '이탈리아' 요리가 있는 게 아니라 각 '지방의' 음식이 있을 뿐이라고 미야지마 이사오는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책 '이탈리아를 이해하는 열 가지 요리'에서 소개하는 열 가지 요리 중 '이탈리아' 요리는 티라미수 하나 정도다. 그만큼 이탈리아 요리는 지방색이 강하다.
이 책은 열 가지 요리를 통해 이탈리아의 맛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까지 엿본다. 에스프레소 사에서 발행하는 이탈리아 와인 가이드의 테스터이자 감베로로소 사에서 발간하는 레스토랑 가이드의 암행조사원이었던 미야지마 이사오가 이탈리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맛보고 경험한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미야지마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열 가지 요리를 선정해 각 요리별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함께 소개한다.
이탈리아 요리는 이제 서울의 미식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장르다. 같은 반도 국가라는 점 외에도 이탈리아의 문화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가정식과 레스토랑 요리 사이에 큰 격차가 없다는 점 역시 그렇다. 특히 이탈리아 음식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파스타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젊은이들의 소울 푸드라 할 만하다.
저자는 가벼운 전채에 속하는 생 햄과 살라미, 카프레제부터 시작해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등의 메인 요리를 거쳐 이탈리아의 대표 디저트인 티라미수까지 총 열 가지 요리를 순서대로 소개한다. 요리마다 함께 곁들이기 좋은 이탈리아와인에 대한 소개 역시 빼놓지 않아 독자를 제대로 된 이탈리아의 식탁으로 안내해 준다.
미야지마는 요리란 문화와 사회, 역사 등의 배경과 항상 대비되며 발전해 왔다고 하면서 이와 떨어져서는 진정한 요리를 만들기 어렵다고 주창한다. 각 요리에 대한 설명에는 간단한 레시피와 더불어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이탈리아의 역사, 민족,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있다. 김은조 옮김, 204쪽, 1만3000원, BR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