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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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행사들이 열린, 5월의 커피 트렌드 by 심재범

2023.05.18 11:37:34

2023년 5월, 커피 업계에서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이번 호에서는 제주도 원도심의 새로운 희망 <그린루스카 커피>, 부산 전포동의 새로운 에스프레소바 <주마등 커피>, 세계 컵테이스터 챔피언 문헌관 바리스타의 <먼스커피>와 함께 <2023년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우승 CBSC 구동환 바리스타)의 소식을 전한다.


그린루스카

그린루스카는 윤명수 로스터가 아라비아 핀란드 빈티지 잔에 영감을 받아 제주시 전농로에 새롭게 오픈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윤명수 씨는 카페 이미와 제주 하소로 커피에서 근무하였으며, 그의 첫번째 매장을 제주 원도심에 오픈하였다. 제주 도민들이 오랫동안 거주해온 원도심에 새롭게 매장을 오픈한 그린루스카는 현지에서도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코리아 커피위크 리셉션을 마치고 다음날 오전 오픈 시간에 맞춰 그린루스카에 방문하였다. 오픈 시간인 11시부터 손님이 많아, 매장에 양해를 구하고 조금 일찍 방문하여 사진 촬영 후 커피를 마셨다. 매장 분위기는 오래된 구도심의 고택의 느낌을 잘 살린 듯하였다. 이전에 재봉틀 작업을 하던 오래된 구축의 흔적이 남아있는 매장 내부 곳곳에는 윤명수 씨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모아오던 핀란드의 빈티지 아라비카 커피 잔과 소장하는 LP 음반들이 볼 수 있었다.


그린루스카의 추천 커피는 언더독 블렌딩 커피다. 언더독 블렌딩은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는 처음 만나는 로부스타 블렌딩이다. 로부스타 블렌딩이란 인디아 바드라와 아자드힌드 농장의 파인 로부스타를 블렌딩한 것을 말한다. 메밀차처럼 구수한 질감이 가득하고 편안한 향미가 커피 전반에 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린루스카는 에스프레소 없이 핸드드립 커피 만을 제공하며, 언더독 블렌딩커피의 추천메뉴는 카페페퍼밀크이다. 카페페퍼밀크는 언더독 블렌딩 커피를 12시간동안 콜드브루로 브루잉 한 후, 흑설탕 시럽, 견과류크림, 마지막으로 아자드힌드 농장의 유기농 흑후추를 첨가한다. 로부스타 커피의 구수함에 시트러스를 연상시키는 흑후추의 향미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제주의 카페를 생각하면 아름다운 해변과 멋진 풍광의 세련된 카페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한번 그린루스카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제주 원도심 로컬의 바이브를 멋지게 느껴보자. 그린루스카는 언더독 블렌딩 커피 이외에 강렬한 향미의 스페셜티 커피도 브루잉커피로 제공하고 있다. 어떤 커피를 마셔도 맛있다.


주마등커피

서울 리사르커피, 구테로이테, 세컨드와 같은 에스프레소 바의 열풍과 대구 딥커피바에 이어, 부산의 주마등 커피가 새로운 에스프레소 커피바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주마등 커피의 박지호 바리스타는 부산 스페셜티커피의 원조인 에프엠 커피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하다가, 2020년 12월부터 자신의 매장을 시작하였다. 주마등 에스프레소 커피바의 위치는 전포동. 행정구역은 전포동이지만, 서면과 가깝다. 매장 내부는 넓지 않으며 커피바와 함께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주마등커피의 대표적인 커피는 에스프레소 커피, 창작메뉴, 그리고 최근 화제가 되는 오마카세 메뉴 가배수라가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에프엠커피가 주마등을 위해 한정 로스팅하는 커피로 진한 질감과 균형잡인 맛이 포인트이다. 가격은 3천8백원. 이번 여름 화제가 되는 창작메뉴는 직접 갈아 만든 파인애플 셔벳과 에스프레소를 조합한 알로하다.

가장 인상적인 메뉴는 가배수라다. 보통 4개 정도의 메뉴로 구성되며, 에스프레소, 브루잉, 창작 메뉴를 조합하는데, 모든 메뉴들이 매우 맛있다. 평균가격은 2만원이지만, 가격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다. 오마카세 메뉴로는 서울 기미사, 구테로이테의 완성도와 비슷하다.  


주마등 커피는 KNBC(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의 참관을 마치고, 오전 시간에 방문을 했다. 전국구 챔피언들의 커피를 시음하고 나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부산의 대표 에스프레소 커피바인 주마등 커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먼스커피

한국 최초의 세계 컵테이스터 챔피언, 문환관 바리스타의 먼스커피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문헌관 바리스타는 2022년 6월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바리스타 대회의 컵테이스터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도 한국대표 주상민 바리스타의 준우승,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추경하 바리스타(당시 오나커피 소속, 현 모모스커피로 이적)에 이어 첫번째 우승이다. 컵테이스터는 세 잔의 커피 중에서 다른 커피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총 8세트의 커피를 빠른 시간에 감별하는 대회이다.  

문헌관 바리스타는 2023년 부산에서 열린 KNBC 대회에 선수로 참여했으나, 대회 당일 갑작스러운 맹장염으로 입원하여 두번째 우승도전은 아쉽게도 불발되었다. 문헌관 바리스타의 먼스커피를 KNBC 대회부대행사 스카마켓에서 몇차례 시음을 했는데, 특유의 직조감 있는 응축된 커피 향미가 인상적이었다. 먼스커피는 납품을 위한 로스터리를 운영을 하다가 4월부터 부산 전포동에 새롭게 커피바를 오픈했다. 먼스커피는 주마등 커피에서 도보로 5분정도의 거리이다. 주마등과 먼스커피는 전포동의 카페거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먼스커피는 오래된 부산의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운영 하고 있다. 매장 1층은 에스프레소 커피바와 브루잉 커피를 함께 선보이고, 다양한 엠디 상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해외 도자기 작가의 작품들을 상당히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먼스커피의 추천커피는 다양한 브루잉 커피. 브리타 프로페셔널에서 커피 전용 필터로 개발한 수전을 사용해서 나트륨, 미네랄과 같은 성분을 필터 처리하여 커피의 향미와 단맛, 밸런스 등을 다양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번 먼스커피 방문에서는 브라질 빈할의 그레이프 프로세싱 가공 커피를 마셨다. 브라질의 빈할은 다양한 프로세싱을 시범적으로 선보이는데, 포도와 같은 향미를 강조한 프로세싱과 브라질 특유의 너티한 질감과 단맛이 입체적으로 조합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부산의 대표적인 스페셜티커피 매장, 모모스, 블랙업, 에프엠, 베르크, 히떼, 스트럿에 이어서 문헌관 챔피언의 먼스커피가 새로운 스페셜티 커피 메이저 업체로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대회 

2023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블랙업 커피 메인스폰서인 SCA 한국 챕터가 주최한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 (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 KNBC)가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다. 2023년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은 CBSC 소속 구동환 바리스타, 준우승은 전년도 우승 디폴트밸류 소속 신창호 바리스타다.  

구동환 바리스타는 시드라 커피 품종을 기반으로 섬세하고 완벽한 시연을 선보였고, 지난 세계 대회의 시연에 이은 신창호 바리스타는 안정감 있는 시연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는 우승, 준우승 선수 이외에도 첫번째 대회에서 인상적인 시연을 선보인 까페꼼마 소속의 김현민 바리스타, 첫번째 파이널 진출에도 인상적인 에스프레소를 선보인 AMA 커피소속의 강승호 바리스타, 로부스타 커피를 주제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커피리브레 소속 김명근 바리스타, 환경과 소셜을 주제로 멋진 시연을 선보인 모모스 커피의 고성운 바리스타까지 역대 최고의 시연이었다.

고성운 바리스타의 시연

참여 선수들과 스태프, 자원봉사, 심사관, 운영주체, 협력업체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노고 덕택에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진일보했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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