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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줄이기, 혈당지수가 중요하다

2018.02.22 02:22:29

건강하고 가벼운 몸을 위한 첫걸음1 – 혈당지수 Glycemic Index

<건강하고 가벼운 몸을 위한 첫걸음> 시리즈
1. 탄수화물 줄이기, 혈당지수가 중요하다
2. 지방을 먹으면서 살을 뺀다, 케토제닉 식단
3. 구석기인처럼 먹자, 팔레오 식단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시작하는 1월은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조절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다지기 좋은 시기다. 그러나 식단 조절을 하려고 할 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너무나 많은 식단 가운데 대체 어떤 방법을 따라야 할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고기만 먹어야 한다거나, 탄수화물을 먹어서는 안 된다거나, 지방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등 식단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다, 각 식단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려 해도 인슐린 저항성이니 염증이니 하는 어려운 용어가 마구 섞여있어, 무슨 방법을 따라야 좋을지 감조차 잡기 어렵다.



누구나 한번쯤 이름은 들어보았을 체중 조절 혹은 건강 식단은 다들 유명해진 이유가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어떤 식단이 가장 효율적일지, 어떤 식단을 따라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누가 얼마 동안 어느 정도로 체중을 감량했다더라”는 후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대로 된 지식 없이 시작한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은 커녕 건강을 망칠 수도 있다. 건강한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맹목적으로 특정 식단을 따르기에 앞서 먼저 각 식단의 장단점, 관련 정보에 대한 선행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만 한다.
세 번에 걸쳐 연재될 이 시리즈에서는 음식과 혈당지수, 팔레오 식단, 케토제닉 식단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어렵거나, 설령 정보를 찾더라도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 대중적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다. 이 시리즈를 통해 관련 건강 정보와 각 식단의 핵심적인 개념 및 요소, 그리고 입문적인 지식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로 다룰 식단 정보는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다. 어렵게만 들리는 용어지만, 체중 조절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탄수화물 줄이기’를 실천할 때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이번 기사에서는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가 무엇이며, 왜 이 지표를 참고하면 체중 감량과 당뇨병에 도움이 되는지, 또 이 지표를 참고할 때의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혈당지수, 체중조절뿐만 아니라 당뇨환자에게도 크게 도움돼


탄수화물은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가운데 부족한 열량을 보충할 때는 더없이 빠르고 좋은 수단이지만, 열량 과다가 되기 쉬운 현대인의 식단에서는 가능한 한 기피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또한 탄수화물 과다 섭취는 혈당 증가로 이어져 당뇨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싶을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혈당지수다. 혈당지수는 말 그대로 음식 섭취 후의 혈당 반응을 지표로 나타낸 값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식후 혈당 상승 정도에 관련된 지표이므로 당뇨환자의 혈당관리에도 유익하며, 체중 조절을 위해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효율적인 탄수화물 섭취를 위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란 50g의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의 혈당상승치를 기준으로 하여 특정 식품이 보이는 혈당 반응을 나타낸 값이다. 혈당지수를 통해 특정 식품을 섭취한 후 2시간 동안의 혈당 상승량을 알 수 있는데, 혈당지수가 높으면 빠른 시간 안에 급격하게 혈당이 올라가는 식품이며, 혈당지수가 낮으면 혈당이 느리게 올라가는 식품이라는 뜻이다.

혈당지수를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혈당지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표준식품은 순수 포도당인데, 이 표준식품을 50g 섭취하였을 때를 100으로 하여, 혈당지수가 55 이하이면 저혈당지수, 56~69이면 중혈당지수, 70 이상이면 고혈당지수 식품으로 구분한다.



식품별 혈당지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식품에 포함된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 속도다. 이점에서 체중조절을 할 때 혈당지수가 크게 도움이 된다.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소화 흡수 속도가 느린 음식이므로, 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오래 간다.

다만 같은 재료라도 익은 정도, 조리 방법에 따라 혈당지수가 다를 수 있다. 같은 과일이라도 잘 익은 과일은 적당히 익은 과일에 비해 당분함유량이 많아 혈당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섭취하는 식품에 함유된 탄수화물의 물리적인 형태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데,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현미밥(50)의 혈당지수가 흰쌀밥(72)보다 확연히 낮은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완전히 도정되어 정제된 형태의 탄수화물보다는 현미처럼 도정이 덜 되었거나 비교적 덜 정제된 형태의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혈당지수가 낮다.


혈당지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섭취량을 고려하는 ‘혈당부하지수’


혈당지수는 탄수화물의 질적인 면만 평가하는 요소로, 실제로 음식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즉 음식의 ‘양’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혈당지수가 높더라도 실제로 식품마다 함유된 탄수화물 양이 다르기 때문에 (혈당지수의 기준은 ‘탄수화물’ 50g 섭취 시의 혈당변화임을 기억하라), 실질적인 탄수화물 섭취량을 고려한 지표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혈당부하지수(Glycemic load; GL)다. 혈당부하지수는 식품의 혈당지수와 1회 분량에 포함된 탄수화물의 양을 곱하여 100으로 나눈 값이다. 1회 분량은 식품에 따라 다르므로 권장량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혈당부하지수 기준에 따르면 저혈당부하지수는 10이하, 중혈당부하지수는 11~19, 고혈당부하지수는 20 이상이다.



혈당지수가 높더라도 식품 내 함유된 실제 탄수화물의 양이 적은 음식은 혈당이 적게 올라간다. 단적인 예로, 수박은 혈당지수가 80으로 고혈당지수 음식에 속하지만, 실제로 수박에 함유된 탄수화물의 양이 적어, 실제로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실제 섭취량을 고려한 수박의 혈당부하지수는 4~5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혈당부하가 높으면 당뇨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여겨지므로,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지수는 당뇨환자의 식단을 구성할 때 도움이 된다. 또한 일부 연구에 따르면 저혈당지수/저혈당부하지수 식단을 따른 이들은 대조군에 비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체중감소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를 맹신하지는 말아야


주의할 점은, 혈당지수나 혈당부하지수를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 모두 식품 내 탄수화물 포함 여부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지표다. 따라서 고기나 생선, 계란, 채소 등 탄수화물이 적거나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은 식품은 위의 두 지표로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단백질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당을 상승시키는 반응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혈당지수/혈당부하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소화 흡수 속도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혈당지수/혈당부하지수는 소화 흡수 속도가 느릴수록 낮아지고, 소화 흡수 속도가 느린 음식은 덜 정제된 상태가 많다. 흰쌀밥과 현미밥의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성적으로 위장이 좋지 않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진 상황이라면 저혈당지수/저혈당부하지수의 음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당뇨환자의 식단 구성을 위해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지수를 참고할 경우에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지수는 식품 섭취 후 2시간 동안의 혈당 상승치를 기초로 만들어진 지표이지만, 대부분의 당뇨환자는 식후 최대 4시간 동안 혈당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므로 위 지표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지수는 개인의 혈당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모집단의 평균적인 반응을 평가한 지표로, 같은 식품을 섭취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혹은 섭취하는 시점에 따라 실질적인 혈당 상승치가 달라질 수 있다. 해당 지표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며, 지표를 바탕으로 개인의 혈당 반응을 살펴야만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식품별 상세한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지수 정보는 아래의 사이트에서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glycemicindex.com/index.php


*참고문헌

  1. 김인주, 「혈당지수의 재조명」, Korean Diabetes J, 2009, 33:261~266
  2. Cochrane Metabolic and Endocrine Disorders Group, 「Low glycaemic index or low glycaemic load diets for overweight and obesity」, 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2018-01-15, https://www.ncbi.nlm.nih.gov/pubmedhealth/PMH0013250/
  3. 「The lowdown on glycemic index and glycemic load」, Harvard Health Publishing, 2018-01-15, https://www.health.harvard.edu/diseases-and-conditions/the-lowdown-on-glycemic-index-and-glycemic-load
  4. 「Glycemic index and glycemic load for 100+ foods」, Harvard Health Publishing, 2018-01-15, https://www.health.harvard.edu/diseases-and-conditions/glycemic-index-and-glycemic-load-for-100-foods
  5. Dr. Ananya Mandal, 「Glycemic Index Limitations」, News-Medical.Net, 2018-01-15, https://www.news-medical.net/health/Glycemic-Index-Limitations.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