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을 전부 섭렵하고, 미식 여행책 한 권을 쓰기 위해 1억원을 들인다. 맛집을 많이 알기로 유명한 래퍼 최자도 '국민 블로거'라고 인정한 그의 정체는 바로 배동렬 씨. 2004년 시작한 블로그 '비밀이야'에 담긴 포스팅 수만 약 6000건이며 누적 방문자 수가 5020만명에 달한다. 유구한 역사가 담긴 노포 국밥집에서부터 미쉐린 스타 파인다이닝까지 맛있는 음식이라면 장르 불문하고 자비를 들여 먹고 기록하는 배동렬 씨를 직접 만나 방문자 수 5000만명을 넘긴 소감을 들었다.
"사실 몰랐어요. PC버전에는 카운트 기능을 없앴어요. 아는 동생들이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해줘서 알았어요. '오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비밀이야' 블로그에 올라간 국내 포스팅은 서울 2724건·지방 1474건, 해외 포스팅은 1592건 등 모두 6000건에 달한다. 2004년부터 매년 375건, 그러니까 매일 하나씩 올린 셈이다. 배동렬 씨에게 블로그는 일상이고 취미 활동이다. 포스팅 하나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5분에서 5시간. 블로그 이웃들의 포스팅을 보거나 인스타그램을 보고 궁금한 식당을 추린 다음 검색을 해서 실제 가볼 만한 곳인지 판단한다. 믿을 만한 지인에게 추천도 받는다.
'비밀이야의 맛있는 이탈리아' '전국 해장음식 열전' '비밀이야의 맛있는 스페인' '비밀이야의 맛있는 프랑스' 등 책도 네 권이나 냈다. 미식 여행책 한 권을 쓰는 데 들어간 돈은 최소 5000만~1억원. 그를 만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 최근엔 배동렬 씨의 아버지도 물어봤다는 그 질문 "무슨 돈으로 먹고 다니세요?"
"상하수도 관련 정보기술(IT) 회사를 다녔는데 회사가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받은 돈이 좀 있습니다. 그 회사에 제가 지분이 좀 있었거든요. 현재 고정적인 수입은 없어요."
방문한 식당을 전부 소개하는 건 아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는 식사는 올리지 않는다. 맛이 없는 식당을 맛없다고 이야기할 때도 있다. 비싼데 맛이 없거나, 유명한데 기대에 못 미칠 때, 갑자기 뜬 맛집인데 별로일 경우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제 의견이 정답은 아닙니다. 맛없다고 썼다고 식당에서 고소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안 쓰는 블로거도 있는데, 그러면 정보의 균형이 안 맞아요. 정보의 균형을 위해서라도 반대되는 의견도 필요하다는 생각합니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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