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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 [그래! 이맛이야] 국내 최초·최대 레스토랑 평가단 '블루리본' 서베이

2008.05.22 | 조회수 572

최고 식당을 찾아서 맛의 달인들이 뛴다

미슐렝 가이드·가갓 서베이 장점 조합일반인·전문가 기사단이 4가지 기준으로 공정한 평가


“음식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어디서’ 먹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 인 것 같아요.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서 인지, 가족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연인과 함께 하기 위해서인지, 이런 목적을 본인 스스로가 정확히 알아야지 탁월하게 레스토랑 선택을 할 수 있고, 만족도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거죠.”
국내 유일의 레스토랑 평가단 ‘블루리본’을 총괄하는 ‘블루리본 서베이’의 김은조 편집장은 음식이나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 함께 하는 ‘상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블루리본이 탄생하게 된 이유이자 블루리본의 활동 모토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원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가이드’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2005년 첫 활동을 시작한 블루리본은 음식에 관심이 많은 블로거나 미식가로 구성된 ‘일반인 기사단’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나 교수, 기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기사단’으로 평가자들이 분리된다.

“실제로 1999년부터 블루리본 서베이를 계획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는 국내에 전문 레스토랑 수도 적었을 뿐 더러 음식이나 서비스 수준도 지금보다 많이 떨어졌었죠. 이런 상황에서 어떤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부터 전국적으로 레스토랑 수가 많아지면서 수준도 훨씬 좋아졌어요. 사람들도 양질의 맛있는 음식, 레스토랑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고, 2005년 블루리본 활동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거예요.”

100% 비공개로 진행되는 블루리본 기사단의 활동은 체계적인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평가의 객관성과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협찬이나 광고 또한 받지 않는다.

“일반인 기사단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국에 걸쳐 2,000여분 가량이 활동 중이에요. 평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죠. 단 계속해서 평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1년마다 평가자들을 바꿔서 서베이를 실시해요. 30명 정도 되는 전문가 기사단도 마찬가지고요. 블루리본 서베이는 ‘음식의 맛’, ‘가격대비 만족도’, ‘레스토랑의 분위기’, ‘서비스’ 4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고, 결과는 블루리본 개수로 표시합니다. 리본 3개가 최고의 레스토랑이죠.”

블루리본 기사단들은 나름대로의 원칙과 평가 시스템을 통해 전국 레스토랑을 평가한다. 각 항목별 점수와 산출 과정 역시 일체 공개하지 않으며, 평가 항목 가운데 ‘가격대비 만족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줄 수 있는 최고의 평가는 블루리본 3개인데 리본 2개까지는 일반인 기사단들의 평가를 통해 줄 수 있고, 리본 3개는 전문가 기사단들의 평가가 있어야지만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리본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이 20곳 정도되고, 그 가운데 좀 더 훌륭한 곳은 ‘파인다이닝’이라고 해서 블루리본 3개와 함께 ‘F’ 이니셜을 더하고 있습니다. 파인다이닝 평가를 받은 레스토랑은 8곳 정도 됩니다.”

블루리본 서베이의 김은조 편집장은 실제로 국내에 블루리본이 탄생하기까지 프랑스의 ‘미슐렝 가이드’와 미국의 ‘자갓 서베이’가 그 모태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미슐렝 가이드나 자갓 서베이는 워낙 역사가 오래고, 신뢰도와 전문성이 높아서 모범적인 본보기가 됐죠. 블루리본은 두 평가 시스템의 장점만을 수용해 적절히 접목시켰어요. 100% 전문가 집단인 미슐렝 가이드와 그 반대로 풍부한 일반인 평가자들로만 구성된 자갓 서베이의 특징을 블루리본이 고루 수용한 거죠. 하지만 블루리본만의 차별화된 특징은 바로 기사단 개개인의 성향까지 평가에 반영한다는 거예요. 홍보성이 짙은 평가를 하거나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기사단의 평가는 무효처리를 합니다. 그만큼 평가의 신뢰도와 공신력이 높다고 할 수 있죠.”

현재 리본 3개가 최고의 레스토랑이지만 앞으로는 리본 4개도 아깝지 않을 최고급레스토랑이 국내에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는 김 편집장은 “내년에는 영역을 좀 더 확장해 여행객들의 편안한 식사를 책임지기 위한 블루리본 뉴욕편과 도쿄편을 출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 미슐렝 가이드 (Michelin le guide rouge)

프랑스 미식문화의 대명사인 ‘미슐렝 가이드’는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전 세계 미식가들과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 말 그대로 레스토랑 가이드 북이다.

1,300여 쪽의 책 전체가 프랑스 전역의 지방별 레스토랑 및 호텔의 수준과 가격, 위치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매년 봄에 나오는 이 책은 100%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고객으로 가장해 지방마다 레스토랑들을 순례하며 요리와 서비스의 수준을 심사하고, 등급을 매겨 꽃(로제트)문양을 달아준다.

미슐렝 가이드에서 꽃 3개를 달아주는 특급레스토랑은 몇 년간의 예약이 차버릴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꽃 3개를 단 레스토랑은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들이 경영하는 레스토랑 몇 곳을 포함해 전국에 20개가 채 안 된다. 미슐렝 가이드는 책 표지가 빨간색이라 ‘레드북’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 자갓 서베이 (Zagat Survey)

식당과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자갓 서베이는 팀 자갓과 니나 자갓 부부가 1979년 취미 삼아 친구들을 대상으로 레스토랑을 평가하기 시작한 데서 출발했다.

미슐렝과는 달리 일반인 평가자들로 구성된 자갓 서베이는 여론조사 형태로 레스토랑의 점수를 매긴다. 평가 시스템은 5단계로 맛뿐만 아니라 식당의 인테리어나 종업원의 친절도 등 여러 가지 항목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 미국이라는 대륙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각 주마다 평가 기준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주 별로 5,000명 이상 되는 일반인 평가단들의 평가를 통해 점수를 산출하고 있어 신뢰도가 높다. 자갓 서베이의 최고점은 30점으로 실제로 30점을 받은 레스토랑은 한 군데도 없고 28~29점을 받은 곳이 미국 내 최고급레스토랑으로 꼽히고 있다.

■ 블루리본

블루리본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에서 ‘르 꼬르동 블루’라는 말이 ‘푸른 리본이나 띠’란 뜻으로 사용되지만 ‘뛰어난 요리, 맛있는 음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1578년 프랑스 국왕 앙리 3세는 ‘성령기사단(L'Ordre des Chevaliers du Saint Esprit)'을 창단했는데, 그 멤버들이 길게 늘어뜨려진 푸른 리본의 십자훈장을 달고 있었기 때문에 ‘꼬르동 블루’라고 불렸다. 특히 성령기사단은 호화로운 만찬이 뒤따르는 격식 있는 파티로 유명했다. 18세기에 와서는 꼬르동 블루라는 말이 아예 훌륭한 요리라는 뜻으로만 사용된다.

그리고 ‘꼬르동 블루’라는 어원이 영국으로 건너가 ‘블루리본’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도 블루리본은 맛있는 음식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고, 실제로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는 레스토랑이나 요리관련 업체들 가운데 블루리본을 상호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

출처 : 주간한국(http://weekly.hankooki.com)


원문 링크: https://week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3395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