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여름의 맛을 만끽할 수 있는 7월의 신규 업장: 뉴테이스트③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1.07.06 15:41:56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음식점들의 메뉴판 또는 쇼케이스에서 느끼게 된다. 비비드한 여름 식재료의 색감과 입 안에서 터지는 수분감 넘치는 감각과 맛이 신체의 생동감을 끌어올리는 영양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7월에 소개하는 신규 업장의 메뉴 또한 이 계절에 놓쳐서는 안되는 여름의 맛으로 가득 차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미식 호핑(hopping)을 계획해 보자.

유로피안 샌드위치 전문점 바게떼리아 다 미아논나, 디저트 카페 아꽁뜨, 청담동으로 이전한 콘템퍼러리 레스토랑 안티 트러스트, 파스타 전문점 페리지, 이탈리안 포카치아 전문점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 다섯 곳을 소개한다. (가나다 순)


바게떼리아 다 미아논나 Baguetteria da Mia nonnaa

역삼동에 새로 오픈한 조선 팰리스 강남의 지하 푸드 코트, 더 샵스 엣 센터필드에서 눈 여겨 볼 만한 유로피안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1호점 미아논나와 다르게 기본 샌드위치의 빵을 쫄깃함을 강조한 바게트로 구성했다. 매장 안에 설치 된 살바* 제품의 오븐으로 매일 직접 구워내는 바게트는 피콜로(piccolo)와 룽고(lungo) 2가지 사이즈로 선택해 원하는 메뉴의 샌드위치를 주문할 수 있다.


대중적인 맛의 장봉뵈르* 샌드위치와 가지 코파* 샌드위치를 추천한다. 특히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슬러시 머신으로 만드는 그라니타*를 선보이는데 레몬의 싱그러움 그 자체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메뉴다. 건강한 식재료와 맛을 추구하는 유러피안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무척 반가운 전문점이 아닐 수 없다.

*살바(salva): 제빵 도구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스페인 기업

*장봉뵈르(Jambon beurre): 얇게 저민 햄과 버터

*코파(coppa): 돼지고기 목심을 장시간 숙성시켜 건조한 생햄

*그라니타(granita): 과일, 설탕, 와인 또는 샴페인 혼합물을 얼린 이탈리아식 얼음 과자


전화 02-6985-7268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31 지하2층 더 샵스 엣 센터필드  

영업시간 10:00~21:00 | 연중무휴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mia.nonna/


아꽁뜨 A cont

연남동과 연희동의 경계가 되는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작은 골목을 맞닥뜨리게 된다. 골목 초입에 위치한 검은색의 작은 공간에서 도란도란 차와 케이크를 즐기는 젊은 인파로 분주하다. 국내에서 제과를 공부하고 경력을 쌓은 후 프랑스 ‘르 그르니에 아 팽(Le grenier a pain)’*에서 근무하고 돌아온 정우창 파티시에는 2021년 초 아꽁뜨를 오픈했다.

최근 계절감을 살린 초당옥수수를 이용한 시즌 디저트 초당옥수슈를 필두로 연남동 공주떡, 익숙한 초콜릿의 형태를 빌려 만든 위트 있는 메뉴 킹세스를 추천 메뉴로 꼽는다. 이 외에도 긴 막대 형태의 피낭시에 같은 구움과자 또한 아꽁뜨의 색을 잘 보여 주는 킥 아이템이다. 특히 메뉴와 함께 서브되는 독특한 손바닥 모양의 받침 페이퍼는 위트 있는 감성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르 그르니에 아 팽(Le grenier a pain): 2010년과 2015년 프랑스 최고 바게트 상을 수상한 빵집으로 파리에 위치.

전화 070-4799-6871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51길 3 1층

영업시간 12:00~20:00 |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acont_seoul/


안티 트러스트 anti trust

동빙고에 위치했던 장진모 셰프의 안티 트러스트가 청담동으로 이전했다. 점심 5만5천 원, 저녁 9만5천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코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내추럴 와인과의 페어링을 적극적으로 매칭하는 와인 리스트가 인상적이다.



장어와 사과, 사랑초의 조합이라던가 완두콩과 민트로 구성된 바이트로 시작되는 식사는 무겁거나 부담스럽지않아 보다 심도 있게 코스의 흐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스타터가 되었다. 유자향을 입은 전복과 콜라비, 그리고 라벤더 향을 은은하게 입은 치킨 메인 요리는 소믈리에가 추천해 준 이탈리아 에트나 지역의 와인과 매칭하니 더욱 시너지가 올라오는 듯 했다. 안티 트러스트(독과점 금지라는 뜻)라는 이름이 주는 시니컬한 위트가 재미있다.

전화 02-749-2288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12 3층  

영업시간 12:00~15:00/18:00~22:00 |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antitrust_seoul/


페리지 Perigee

가오픈 기간부터 맛꾸러기들을 흥분시킨 삼성동의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 벌써부터 2달 간의 예약이 꽉 찬, 맛으로 이미 그 기개와 가능성을 보여 준 신가영, 임홍근 셰프 부부의 첫 업장이다. 뉴욕 마레아, 샌프란시스코 퀸스에서의 경력과 이탈리아 현지로 넘어가 수련한 실력으로 한국에서 선보이는 탄탄한 실력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지고 있다.

메추리알과 브라운 버터, 그뤼에르 치즈가 채워져 있는 라비올리는 무조건 1인당 1개씩 주문을 해야 하는 맛이다. 거기에 프레시 트러플 슬라이스를 추가로 주문하면 화룡점정. 손으로 직접 밀어 만드는 피치*, 안다리노스*, 50겹의 촘촘한 라자니아는 접시가 비워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입 안에서 퍼지는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아직 오픈 초기인지라 홀 서비스를 키친 멤버들이 직접 맡아 운영한다. 요리에 대한 차분한 설명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특히 디저트로 준비되는 생체리가 담뿍 들어있는 티라미수의 완성도가 무척 뛰어나다.

*피치(pici):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몬탈치노 지역에서 즐겨 먹는 굵은 파스타의 일종

*안다리노스(andarinos): 안으로 돌돌 말리게 만든 파스타의 일종. 이탈리아 루시니 지역에서 탄생.


전화 02-6550-8912 주소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68길 6-5 1층

영업시간 17:30~22:00 | 일,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https://instagram.com/perigee_seoul/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 focaccia della strada

신용산, 삼각지의 부흥에 불을 붙인 이탈리안 포카치아 전문점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 오랫동안 이탈리아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던 반주형 대표가 다이닝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아닌 길거리 음식을 편하게 즐기는 방식을 선택, 이탈리아를 좀더 쉽고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포카치아 & 샌드위치 브랜드다.

프로슈토 크루도 디 파르마에 루콜라는 반으로 접어낸 샌드위치의 형태로, 도우의 쫄깃함과 쌉싸름한 루콜라, 짭조름한 프로슈토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한 조각만 맛을 보아도 충분히 포만감이 드는 메뉴다. 포카치아는 밀가루 반죽에 올리브유, 소금, 허브 등을 넣어 구운 이탈리아의 납작한 빵으로, 토핑의 개념으로 위에 얹어 주워진 재료들을 보고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여름 채소인 가지와 주키니가 올라간 포카치아는 담백한 맛의 조합이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구운 채소의 수분감과 감칠맛이 훌륭한 편.

이탈리아 음식의 본질이 조리보다는 재료 그 자체에 있다고 믿는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는 앞으로도 이탈리아의 대중적인 음식들이 보여줄 다양한 시도들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특히 프로세코*와 아페롤*과 같이 이탈리아의 열정적인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식전주를 함께 즐기는 것 또한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를 200% 만끽할 수 있는 꿀팁이다.


*프로세코(Prosecco): 이탈리아 포도 품종 중 하나이자 가볍게 마시기 좋은 스파클링 와인을 말함.

*아페롤(aperol): 이탈리아 쓴 오렌지와 허브류로 만든 술


전화 070-4271-3377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105-3

영업시간 11:30-22:00 |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https://instagram.com/focacciadellastrada/



필자 소개 김혜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4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