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가을의 선선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9월의 신규 업장: 뉴테이스트⑤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1.09.14 08:55:57


차분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맞이하듯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곳들이 눈에 들어온다. 휴식기를 가지고 오랜만의 기지개를 펴는 업장도, 예상치 못한 스폿에 지점을 내는 업장도 있다. 탄탄한 콘텐츠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꾀하는 그들의 시작을 눈여겨 보자. 

컨템포러리 다이닝 드레스덴 그린,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메쉬커피 해방촌점, 디저트 전문점 수르기, 에스프레소 커피 바 쏘리에스프레소 등 4곳을 소개한다.(가나다 순)


드레스덴 그린 Dresden Green

도쿄등심, 암소 서울 등을 운영하는 F&B 전문 기업 (주) 오픈에서 새롭게 런칭한 컨템포러리 다이닝 ‘드레스덴 그린’. 녹색 다이아몬드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연상시키는 공간에 콘셉트 컬러도 화이트와 파스텔 그린으로 장식되어 있다. 일레븐매디슨파크*, 르베르나르딘*과 쵸이닷에서 기량을 쌓아 온 박가람 셰프가 구심점이 되어 전원 여성 스태프로 구성된 점 또한 눈에 띄는 특징이다.


코스는 그날 요리에 사용될 식재료를 트레이에 가져와 직접 설명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안샘 캐비아로 시작하여 대게, 킹크랩, 왕우럭 조개 등과 루이비통 오브제 박스에 담긴 시크릿 오브 트러플의 프레시 트러플까지 최고의 식재료를 선택하여 요리하는 드레스덴 그린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입 거리의 아뮈즈 부슈를 담아낸 그리너리 가든도 눈길을 끌지만, 지리산 토종꿀 벌집과 이즈니 버터, 말돈 소금*을 직접 눈 앞에서 절구에 넣어 섞어 제공한다.

퍼포먼스를 확실하게 구현하는 코스의 구성을 보여준다. 칼라마타 올리브* 오일을 폼으로 올린 관자와 생우럭 조개 요리도 코끝에 닿는 향과 맛, 식감을 조화롭게 어루만졌고 육류를 취급하는 브랜드의 자회사답게 메인에서 선보이는 소고기의 맛이 인상적이다. 모렐 버섯과의 궁합에 주는 진한 풍미 또한 우아하게 펼쳐냈다. 

누룽 부야베스는 비스퀴 베이스의 부야베스와 구수하고 바삭한 누룽지가 조화를 이루고 랍스터의 식감과 샤프란의 향이 은은하게 감싸 도는 온도감이 좋다. 에덴의 이슬이라는 이름의 멜론 구슬 아이스크림과 크럼블도 위트 있고 브리, 그뤼에르, 페코리노 등 4가지 치즈로 만든 케이크 플레이트와 보석 같은 프티 푸르*도 디저트에 강점을 두는 면모를 보여준다.  

*일레븐매디슨파크 Eleven Madison Park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명 레스토랑. 2017년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 1위에 오른 바 있다.

*르베르나르딘 Le Bernadin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명 레스토랑.

*말돈 소금 Maldon Salt 영국 잉글랜드 에식스 카운티 말돈 마을에서 나는 바다 소금.

*칼라마타 올리브 Kalamata Olive 그리스 남부 도시 칼라마타에서 생산되는 블랙 올리브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올리브 품종 중 하나. 주로 소금이나 와인비니거에 절여서 먹는다.

*프티 프루 Petit Four 식후에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작은 케이크. 프랑스어로 프티(petit)는 ‘작은’, 푸르(four)는 ‘오븐’을 뜻하며, 한 입에 넣을 수 있는 소형 과자를 총칭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20 B동 2층 222호

전화 02-6205-0329  

영업시간 12:00~15:00(마지막 주문 13:00) / 18:00~22:00 (마지막 주문 19:00) | 연중무휴


메쉬커피 해방촌점 Mesh coffee

성수동 터줏대감인 메쉬 커피가 해방촌에 새로운 자리를 찾았다. 요즘 가장 핫한 상권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과 해방촌 라인에 묵직한 방점이 찍히는 느낌이다. 특히 언덕 위 하얀색 단독 주택의 한 층을 선택해 독특한 메쉬 커피만의 감성을 입혔다.


방마다 갤러리처럼 공간감을 극대화 시키고 벽면을 직접 작업하고 베란다를 플랜테리어로 꾸몄다. 청량한 에티오피아 원두로 내린 아이스로 한 잔 마시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끊이지 않고 들어서는 인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노르딕 로스팅 스타일을 기반으로 자유롭고 다이나믹한 서울의 힙한 바이브를 담아내는 메쉬 커피는 뻔하지 않은 행보로 늘 즐거운 리듬을 만들어 낸다. 지난 ‘물건연구소’*와의 팝업처럼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사람 등의 다양한 시도가 꾸며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7길 10, 하얀건물 2층

전화02-797-7078  

영업시간 09:00~17:00 | 연중무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eshcoffee/


수르기 Sous le gui

2015년 12월 처음 오픈해 한남동의 작은 골목을 달콤하게 채워왔던 수르기. 2020년 12월까지 운영 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권주원 파티시에의 수르기가 8월 28일 조심스럽게 가오픈을 시작했다. 당분간은 금, 토, 일요일에만 예약과 현장 판매 위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판매하는 제품은 수르기 스타일의 슈 제품 4종을 세트로 선보인다. 그동안 작고 섬세한 맛을 담아 개성이 도드라지는 제품들로 사랑 받았던 수르기를 기다렸던 마니아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 방역 방침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겠지만 지금은 매장 내에서 간단히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태며, 가능하면 인스타그램 계정 링크를 통한 네이버 예약을 활용하기를 권한다. 앞으로는 클래스 운영과 예약룸 시스템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바닐라-피칸, 블루베리, 망고-파인애플-코코넛, 솔티드 캐러멜 4종의 슈 세트로 시작을 했고 매주 조금씩 다른 종류의 맛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42길 32

전화 02-6053-0462  

영업시 금, 토, 일요일 12:00~16:00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souslegui/


쏘리 에스프레소 바 SORRY ESPRESSO BAR

약수동, 청담동에서 사랑받는 리사르 커피처럼 서촌에도 임팩트 있는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머신 관련 수입을 하는 회사에서 오픈한 쏘리 에스프레소는 포르투갈 델타커피*의 원두와 에그타르트를 그대로 수입해서 로드숍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도 일자형 스탠드에 서서 즐길 수 있는 이 에스프레소는 설탕을 넣은 상태로 서브가 되고 7번 정도 저어 먹으라는 친절한 가이드도 제시해 준다. 에그타르트는 포장의 경우 한 김 식혀서 준비해 주지만 매장에서 먹으면 갓 구워낸 제품으로 세심하게 내어 준다. 외부 벤치 의자에서도 재빠르게 마시고 일어설 수 있다. 에그타르트는 기성품 퀄리티를 고려 한다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훌륭한 편이다. 전분기가 있는 커드*를 싫어한다면 비추지만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에스프레소+에그타르트 콤보가 3,000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다. 탄산수를 먼저 청해 주시는 센스에 감동했다.

*델타커피 Delta Cafés: 포르투갈에서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1961년에 설립되었다.

*커드 Curd 우유가 산을 가하였을 때 생기는 응고물로, 커드를 발효시킨 것이 치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길 12, 1층

전화  0507-1377-9659  

영업시간 08:00~10:30/12:00~18:30, 토요일, 공휴일 11:00~18:30 |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orry_espressobar/


필자 소개 김혜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4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