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를 여는 1월의 스페셜티 커피 업계 소식: 커피 트렌드② by 심재범

글. 사진 심재범

2022년 새해에는 커피 업계에 굵직한 소식이 많다. 파격적인 생산 시설과 함께 새로운 매장을 시작한 모모스커피 영도2호점 덕택에 전국의 커피인들이 부산에 집결했고, 독일 스페셜티 커피를 상징하는 더반커피 쇼룸 (라이프커피앤티 강남구청점)이 카페쇼의 흥행에 이어 강남의 커피 애호가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커피리브레와 협업한 부루구루의 커피 맥주는 전국적인 유통망에서 선보이는 스페셜티 커피 맥주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언더독으로 활동 중인 커피디엔에이를 살펴보면서, 새로운 4곳을 소개하려고 한다.(가나다 순)

1. 더반커피 쇼룸 라이프커피앤티 LiFE COFFEE & TEA

청담동의 로컬 사랑방이자 커피 편집샵인 라이프커피앤티가 독일 스페셜티 커피 더반커피((THE BARN COFFEE)의 쇼룸으로 탈바꿈 하였다. 더반커피는 베를린을 상징하는 스페셜티 커피로, 한국에 들어와 있는 MTL의 보난자 (BONANZA), 파이브엘리펀트(FIVE ELEPHANT)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힌다.

더반커피의 특징은 ‘좋은 재료의 가치를 전하고, 식음료 문화를 통해 긍정적이고 밝은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제언하는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을 추구하고, 커핑 스코어 86점 이상의 싱글오리진 커피만을 제공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생두의 특징이 선명한 라이트 로스팅을 추구하며, 테루아*에서 발현되는 본연의 향미를 표현하는데 집중한다. 농장의 추적성을 중요시하여 소비자가 즐기는 커피의 생산 이력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다.

더반커피의 쇼룸 라이프커피앤티는 강남구청역에서 멀지 않은 언덕길에 위치해 있으며, 가구 브랜드 위키노(WEKINO)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 1층에는 더반커피를 사용하는 라이프커피앤티 매장이 있고, 반지하에 더반커피 도매 업체를 위한 테이스팅룸과 쇼룸이 위치해 있다.  2, 3층은 위키노와 매장을 공유하고 있다. 

더반커피에서 인상 깊었던 커피는 코스타리카 볼칸아줄(Volcan Azul) 농장의 로우리나 내추럴 로우 카페인이다. 볼칸아줄 농장은 더반커피와 밀접하게 유지되는 다이렉트 트레이드 농장이고, 로우리나 품종은 자연적으로 카페인이 적은 로우 카페인 품종으로, 2022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도 해당 커피 품종을 사용하여 우승했다. 자연스럽게 저(低)카페인 임에도 불구하고 향미가 뛰어나다. 라이프커피앤티는 서울 쇼룸에 이어 부산 해운대에 두번째 쇼룸을 오픈했다.

*테루아(Terroir): (커피) 나무가 자라는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리적, 기호적 요소와 재배법을 일컫는다. 포도나무의 품종이 중요한 와인 용어로 많이 사용된다.

전화 010-9941-6190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 741

영업시간 10:00~19:00 | 연중무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lifecoffee.co.kr/

2. 모모스커피 영도점 momos coffee

한국최초 WBC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전주연 바리스타 겸 모모스커피 이사)을 배출한 부산의 자존심 모모스커피가 영도의 오래된 공장을 개조하여 온천장 본점에 이어 2호점을개장했다. 위치는 영도대교 건너 부산 항구 방면 영도 해변. 일반적인 해변이 아니라 산업 도시 부산이 연상되는 거칠고 날것 같은 정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곳이다.

모모스커피 영도점의 규모는 총 1,720 m² (약 520평). 생두 보관과 로스팅을 비롯한 생산 시설이 1,390m²(약 420평)이며, 소비자에게 커피를 판매하는 상업 공간은 330 m² (약 100평)로, 전체 면적의 20퍼센트 미만의 공간이다. 카페보다 로스팅 공장의 규모가 훨씬 큰, 한국 최초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다.  

모모스커피영도점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 모모스커피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동안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했던 모모스커피는 영도점 개장 이후 생산량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자동화 시설 도입으로 커피 생산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었다. 특히 전주연 바리스타의 챔피언 등극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던 독일 생산의 빈티지 프로밧 로스팅 머신이 안정화되어, 모모스커피의 깊은 단맛이 더욱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최초 초대형 자동 사일로* 방식을 통해 섬세한 생두 투입이 가능, 대형 배치 블렌딩 커피의 품질이 더욱 증가했다. 커피 애호가라면 정말 놓치기 아까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핵심 기술을 아낌 없이 선보이고 있다.

카페공간은 오픈과 동시에 대형 커피바를 설치하고, 비다스테크(VIDASTECH)의 언더바 에스프레소 머신과 브루잉 커피바를 준비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과 달리 커피바의 바리스타들이 손님과 최대한의 시간을 공유해서 커피를 설명하고, 전문적인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손님의 대기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대기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모모스커피 영도점의 추천 커피는 모모스커피를 상징하는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새롭게 시작된 창작 메뉴 ‘커피맛사탕’이다. 레몬과 오렌지를 직접 착즙해 제작한 수제 사탕과 에스프레소 소량의 우유를 첨가한 창작 메뉴다. 마지막으로 모모스커피에는 한국 최초 세계 컵테이스팅 대회에서 우승한 추경하 (호주 오나 커피 소속으로 2021년 이탈리아 세계 컵테이스터 대회에서 우승) 챔피언이 합류했다. 전주연 챔피언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추경하 챔피언이 핸드드립 커피를 브루잉하는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사일로(silo): 여러 산지의 생두를 저장하는 원통형 저장소. 자동 사일로 방식은 원두가 사일로에서 로스터로 자동 투입 되는 방식을 말한다.

전화 070-5129-0184

주소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나루로 160

영업시간 11:00~20:00(마지막 주문 19:30) | 연주무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omos_coffee/

4. 커피디엔에이 COFFEE D.N.A.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일부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학연, 지연, 혹은 특정 인플루언서들과 연계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쉽지만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커넥션 없이 소비자와 교류하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커피디엔에이의 발전이 커피인들 사이에서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 2012년 외대 앞에서 커머셜 커피 업체로 시작해 지역 상권에서 크게 성공한 커피디엔에이는 광화문점의 연이은 성공 이후, 홍석주, 박제원 공동 대표로 경영권이 이전했고, 김동호 기술이사가 커피 생산과 품질을 담당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커피디엔에이의 특징은 스타벅스 커피에 익숙한 커머셜 커피 소비자를 가교 삼아, 강배전 커피를 기반으로 꾸준히 생두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강배전 커피를 안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커피디엔에이의 히트 상품은 독특한 향수병 형태의 더치커피. 상온 추출하는 콜드브루보다 조금 더 진하다. 향수병 모양 더치커피의 인기로 화제가 되었고, 대중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커피 품질이 급격히 상승 중이며, 매장 직원의 서비스 마인드도 우수하다. 베이커리 카페 밤부(BAMVOO) 매장을 포함한 직영점만 현재 일곱 곳인데도 매장 별 편차가 크지 않고 은근히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다. 광화문 커피디엔에이에 이어, 밤부 합정점, 서래마을점도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서래마을 매장은 섬세한 케이크들이 커피와 조합하여 인기가 많다.

최근 커피디엔에이가 새롭게 선보이는 스페셜티 커피 블렌딩은 ‘비사이드’다. 아티스트 음악가가 대중의 인기에 상관없이 본인이 소신껏 만드는 음반의 특징을 상징하는 컨셉으로, ‘비사이드’를 스페셜티 커피 산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본 에스프레소 외에, 커피에 레몬과 크림을 함께한 창작 메뉴도 인기가 많다. 그리고 밤부 매장의 크림을 올린 크루아상이 상당히 맛있다. 기존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품질과 성장을 위해 꾸준히 정진하는 업체의 노력이 반갑다.

합정밤부베이커리&브루잉

전화 02-3144-0446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5길33-23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am_voo/

4. 커피리브레 맥주/ 부루구루 BREWGRU

한국최초 세계 맥주 양조 대회에서 우승한 박상재 대표의 부루구루는 한국 최초 큐그레이더 서필훈 대표의 커피리브레와 협업으로, 한국 최초의 대규모 유통 (롯데마트, 롯데슈퍼) 스페셜티 커피 맥주를 생산하였다. 과거 크래프트 맥주와 스페셜티 커피 회사가 협업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출시한 경우는 있었지만, 전국 유통업체를 통한 스페셜티 커피 맥주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루구루와 커피리브레가 조합한 맥주는 라거를 연상시키는 쾰시맥주* 특유의 깔끔한 마무리와 콜드브루 커피의 강렬한 질감이 조화를 잘 이루어 스페셜티 커피와 크래프트 맥주를 어려워하는 대중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스페셜티 커피와 맥주 산업 최고 전문 업체의 조합이 대중에게 좋은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4캔에 1만원, 커피리브레 연남점에서는 1캔 3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부 롯데마트에서는 조기 품절 되기도 했고, 구하느라 힘들었다는 후문도 많다. 커피 선진국, 맥주 선진국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 쾰시맥주(Kölsches Bier): 독일 쾰른(Köln) 지역에서 만드는 맥주. 에일 효모를 이용하여 맥주를 만드는 상면발효맥주(上面醱酵麥酒)로, 가볍고 산뜻한 풍미를 주며 밝은 색을 띈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rewguru_official/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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