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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2023년 새해에도 새로운 매장들이 커피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커피 리브레에서 품질을 담당하던 유종규 씨의 로익스 커피가 서강대 후문 신수동에 자리를 잡았고, 뉴욕의 대표적인 로컬 스페셜티 버치커피는 성수동 유리 공장 자리에 문을 열었다. 이외에 최근에 방문했던 브루잉 세레모니의 커피와 커뮤니케이션이 인상적이었다.
로익스 커피
국가대표 선발전 심사위원과 커피리브레에서 품질 부문을 담당하던 유종규 씨가 서강대 후문 신수동에 로익스 커피 매장과 교육장을 열었다. 매장의 위치는 신수동. 마포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조금 걸어서 도착했다. 매장의 기물은 기센 로스터, 라마르조코 에스프레소머신 두 대(한 대는 교육장), 로버, 말코닉 EK그라인더 등이다. 쟁쟁한 기물과 선반 위의 상패와 공로패까지, 모처럼 쟁쟁한 매장이 신수동에 새롭게 들어왔다.
첫 번째 커피는 에스프레소. 로익스 커피는 중강배전 로스팅을 선호하고 커피의 향미 뿐만 아니라 강렬한 질감, 묵직한 단맛을 기본으로 하는 커피를 지향한다. 더블샷 에스프레소 커피향과 초콜릿과 같은 복합적인 질감이 데미타세 잔에 가득했다.
당일 원두 레스팅이 좋지 않아 에스프레소를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걸 빼앗듯이 마셨는데, 정말 컨디션이 좋다면 어느 정도일까? 조만간 시간을 내서 꼭 다시 방문하고 싶었다. 두 번째 커피는 마로키노. 초콜릿의 고장 피렌체에서 유명한 커피인데,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밀크와 수제 초콜릿을 추가했다. 로익스 에스프레소의 질감과 스팀밀크의 단맛 싱글오리진 빈투바 초콜릿까지 커피와 우유, 초콜릿과 같은 좋은 재료가 풍요로웠다. 지난 한 해 마셨던 커피와 초콜릿의 궁합으로 최고였다.
마지막 추천 메뉴는 에스프레소 콘판나. 로익스의 콘판나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콘파나들이 커피와 가벼운 느낌의 생크림의 조합이라면, 로익스 커피는 질감있는 커피와 농도감 있는 크림의 조합이다. 스푼을 이용해서 크림을 떠 먹다가 마지막에 에스프레소와 혼합해 마시면 진득한 단맛과 크림의 직선적인 단맛이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커피 산업에 종사한지 17년차의 유종규 씨는 로익스 커피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교육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매장 영업 시간 이외에는 로스팅과 추출 등의 프로바리스타들을 위한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맛있는 커피와 심지어 가격까지 저렴한 로익스 커피에서 모처럼 스페셜티커피의 플렉스를 느껴 보시기를 추천한다.
버치커피
자작 나무라는 의미의 뉴욕 맨하탄의 대표적인 로컬커피, 버치커피가 조용하게 서울에 직영점을 열었다. 매장의 위치는 성수동 에스팩토리 주변으로, 오래된 유리 공장을 리모델링했다. 뉴욕 버치커피의 파트너로 오랫동안 푸드앤베버리지, 호스피탈리티, 스페셜티커피 산업에서 종사하던 제이슨 씨는 한국에서 직접 로스팅을 작업하고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직접 본인들의 커피를 겸손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제이슨씨와 인터뷰를 나눈 내용이 좋아, 원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며 전달한다.
하루 종일 커피숍에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지금의 버치커피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모토는 “People First, Coffee a Close Second.”입니다. 번역을 하면 “커피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버치커피는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커피숍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장소이고, 이러한 문화를 기억하고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이름은 제이슨 라입니다. Hospitality/F&B 쪽에서 90년대부터 일을 쭉 해 왔고, 12년 전부터 버치커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국 한국에서 버치커피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카페, 공간, 커피, 인연들을 따라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버치커피는 기본에 충실한 커피를 지향합니다. 버치커피 뉴욕은 콜드브루커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 는 생소할 수 있지만, 콜드브루커피에 크림이나 우유, 또는 오트밀크를 살짝 더해 마시면 부드럽고 편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커피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면 버치커피의 Toasted Almond Iced Tea를 꼭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항산화 효과와 시나몬과 넛멕, 비트 향이 풍부한 이 차를 마신 후 강렬한 느낌을 경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뉴욕 버치커피는 꾸밈 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연결하는 장소였습니다. 안타깝게 지난 수년 간 일부 커피숍의 경우 본질적인 의미와 중요성이 퇴색 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버치 커피는 카페의 기본, 공간과 손님들이 서로 교류하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커피숍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던 버치커피의 한국 진출이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추천커피를 추가하면, 더블샷 에스프레소에 스팀밀크를 추가한 뉴요커들이 좋아하는 버치커피의 코타도도 매우 좋았다. 국적과 상관없이 좋은 커피 매장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브루잉 세레모니
전통적인 핸드드립 커피 맛집으로, 나무사이로커피, TXT커피, 리이케 등에 이어 최근 들어 새로운 세대의 브루잉 커피 맛집들이 화제가 되었다. 성수동의 브루잉 커피 맛집 브루잉 세레모니의 커피에 대한 진정성과 커피를 해석하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루잉 세레모니의 위치는 성수역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다. 매장의 외관이 어둡고 입구를 찾기가 어렵지만, 내부는 의외로 아늑하고 따듯하다. 매장의 안쪽의 커피바를 제외하고 내부의 공간이 넓지 않다.
어두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두명의 바리스타들이 바쁜 와중에도 모든 손님들에게 정성껏 인사를 전했다. 깔끔하다 못해 정갈한 매장 분위기가 혹시라도 불편한 분위기가 아닐까 오해했는데, 모든 손님에게 정성껏 커피를 설명하고 인사를 전하는 첫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루잉 세레모니는 다섯 개의 커피 스탠드를 사용해서 브루잉 커피를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
브루잉 세레모니의 커피를 해석하는 방법과 손님과의 소통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콜롬비아 라로세 농장의 커피를 소개하면서 ‘사랑’이라는 표현으로 고객들에게 소개를 하고 있다. 농장주가 한국에 방문을 했을 당시, 커피 재배 농가가 줄어든다는 현실을 말하면서, 커피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커피를 재배하기가 힘들다는 표현을 했고, 브루잉 세리모니는 당시의 소통을 매개로 손님들에게 커피를 설명하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커피 표현은 손님들에게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도 꾸준하게 손님들이 자필로 쓴 응원 문구가 콜롬비아 현지 농장으로 날아가고 있다.
이 외에 엘센트로 커피는 밀양아리랑이라는 테이스팅 노트를 기록했다. 참고로 밀양 아리랑은 세마치 장단에 어울려 격렬하면서도 서민의 애환과 복잡한 정서를 표현한다고 한다. 브루잉 세레모니의 최완성 씨는 강력한 임팩트를 기반으로 다층적 질감의 엘센트로 커피를 밀양아리랑의 비슷하게 느꼈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었다. 브루잉 세레모니의 혁신적인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현하는 일부 커피인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다양함을 기반으로 손님들과 겸손하게 소통하는 브루잉 세레모니가 꾸준하게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최근에는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