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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이 짧고 아쉬운 계절. 새로운 맛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설렘을 동반한다.
트랜디한 콘텐츠보다는 꾸준하게 갈고닦아 온 실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실력자들을 만날 수 있었던 6월의 뉴 테이스트.
이탈리아 요리를 하던 요리사가 구수한 빵 내음에 반해 시작한 서촌의 작은 빵집부터 근간에 가장 태국스러운 맛을 보여주었던 태국 음식점,
송정동으로 이전 오픈한 디저트와 빵 그리고 연남동 끝자락에서 진한 카레향을 퍼트리고 있는 카레빵 전문점을 소개한다.
마사 마드레 베이크샵 Masa Madre
스페인어로 엄마 반죽, 발효종 즉 모체가 되는 반죽을 뜻하는 마사 마드레.
서촌 안쪽 골목 깊숙이 위치한 붉은색 건물 반지하로 들어가면 구수한 빵내음 가득한 쇼케이스가 나를 반긴다.
바게트를 제외한 푸가스, 베이글, 호밀과 통밀빵, 포카치아 등은 거의 사워 도우로 만들어 낸다.
이탈리아 요리와 와인을 사랑하던 요리사가 빵 반죽을 만지고 불에 구워내는 작업에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마사 마드레가 탄생했다.
기본적으로 식사의 바탕이 되는 빵의 만들고 그와 어울리는 요리의 터치를 더해 샌드위치와 프렌치 토스트 등의 메뉴도 먹고 갈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다.
야외 테라스의 정취 또한 멋스러워 번잡한 서촌의 거리 안쪽의 고요함을 벗삼아 즐거운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은, 걸맞는 와인 또한 준비되어 있다.
한 덩이의 통밀빵을 사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한번에 먹을 양을 소분해 지퍼백이나 랩으로 잘 싸서 완벽하게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 둔 후 냉동하여 보관할 수 있다.
먹기 전에 1시간 실온 해동을 한 후 흐르는 물에 양면을 적셔 오븐에 토스트해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전화 0507-1331-7234
주소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1-7 B1
영업시간 10:00~21:00 - 일요일 휴무
호라파 Horapa
지난 연말 태국에서 지역권별 요리 선생님들께 마스터 클래스를 들은 경험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고, 익숙해하던 맛과는 다르게 날이 서 있는 산미와 레몬그라스의 풍미,
피쉬 소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베이스에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들을 더해 만드는 혀를 자극하는 즐거움을 고스란히 느끼고 왔다.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태국 음식점에서 만나는 둥그스름한 맛의 뉘앙스와 상당히 다른, 날이 선 그 맛을 서촌의 한복판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태국어로 ‘타이 바질’을 뜻하는 ‘호라파’라는 상호를 가진 이곳은 오너인 손승희 셰프가 태국 Nahm에서 견습을 하던 시절 5시간 내내 호라파를 손이 까맣게 변할 정도로 손질하던 그 순간, 그 향을 잊지 못해 이름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2020년 1월 공유 주방에서 시작해 6번의 팝업 행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호라파는 2023년 3월 처음으로 레스토랑의 형태로 선보이게 되었다.
태국 센트럴의 음식보다는 동북부 지역의 이산 퀴진이나 남부 지역의 음식들을 국내에 선보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손승희 셰프가 태국 여행에서 우연히 마주한 태국 식문화에 매력을 느껴 방콕에서 요리학교를 다니고 David Thompson 셰프의 Nahm에서 견습 후 한국에 런칭한 Long chim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함께 하고 있는 문정섭 셰프 역시 호라파의 오픈을 준비하며 방콕 Charmgang에서 견습과 더불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호라파에 평일 점심에 방문했고 저녁과 주말 점심에 준비되는 숯불을 이용해 조리되는 요리들을 먹어보고 싶어 주말 저녁에 다시 찾았다.
태국 요리에 어울리는 칵테일과 맥주, 와인 등의 다양한 주류들이 준비되어 있고 튀긴 땅콩에 매운맛과 향 그리고 새콤한 라임을 짜서 먹는 에피타이저와 함께하는 그 시작이 무척 쾌활했다.
계란을 튀겨서 익혀 낸 카이 룩 커이는 새콤짭쪼롬달콤한 피쉬 소스가 어우러져 입맛이 스윽 돌기 시작했다.
주문한 똠얌 쁠라믁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지 않은 맑은 똠얌을 좋아하는 내게는 안성맞춤. 촉촉하게 데쳐진 국내산 오징어와 레몬그라스, 고추, 고수가 시원하면서도 새콤하고 개운한 맛으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커리 소스를 발라 구운 태국 남부 지방의 치킨 요리인 까이 고를레는 숯불향 머금은 치킨을 유정란 노른자에 포옥 찍어 먹는 요리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양으로 전 메뉴 격파가 가능한 매력적인 호라파의 음식들.
거기에 태국에서 익숙한 길거리 스낵인 로띠 끌루어이 (바나나 로띠)도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 메뉴이다.
바삭하게 구워낸 로티에 바나나를 썰어 넣고 연유, 설탕, 소금을 더하는 간단하지만 달콤하게 입 안을 정리해 주는 마무리는 꼭! 선택하길.
전화 0507-1414-0216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37-1 2층
영업시간 16:00-22:00 | 일 11:00-16:00 - 월요일 휴무
온더 On the
성수에서 인기를 얻었던 디저트 전문점 온더가 송정동으로 위치를 옮겨 오픈을 했다. 이건호 오너 셰프의 디저트를 그리워했던 이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프렌치 갸또를 비롯해 휘낭시에와 마들렌과 같은 구움과자들을 주력으로 만들고 있다. 거기에 요즘 트렌드로 놓칠 수 없는 소금빵까지.
특이하게도 한식과 중식, 양식, 일식 그리고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모두 지닌 이건호 셰프는 파리 꼬르동 블루 출신으로 파리 피에르에르메 샹제리제 지점에서 근무를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디저트에서는 진한 맛의 응축미와 함께 코끝을 자극하는 향의 조화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시그니처인 아카시아 타르트나 피스타치오 바브카 같은 경우는 온더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메뉴이다.
전화 02-6498-5006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315 1층
영업시간 11:30-17:00 - 연중무휴
히비 카레빵집
일본에서 주로 맛볼 수 있는 카레빵은 빵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겨 낸 빵 속에 진한 카레 루에 볶아낸 채소와 고기가 채워져 있다.
카레를 사랑하는 민족답게 바쁜 노동자나 학생들을 위해 간편식 버전으로 만든 빵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대의 카레빵은 크로아상 카레빵, 와규 스테이크 카레빵 등다양한 조합과 구성으로 점점 발전되고 있다.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클래식한 동그란 카레빵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맛을 안겨주는 곳은 쉽게 찾기가 어렵다.
연남동이라는 주소지이지만 번화가에서 꽤 옆으로 멀리 뻗어 나온 끝남동. 오밀조밀 재미있는 상업 공간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이 상권에
작년 9월 새로 문을 연 히비 카레빵집은 매일 매일 반숙, 감자, 치즈, 고기, 매콤 카레빵을 만든다.
여름 특선으로 계란이 쏘옥 들어간 감자 샌드위치를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았다는 뉴스도 SNS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집에 사 와서 데워 먹는 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그 자리에서 우유 한 팩과 함께 먹는 그 맛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전화 0507-1336-4769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487-213
영업시간 12:00-19:00 - 일, 월 휴무(당일 생산 제품 품절 시 조기 마감)
필자 소개 김 혜 준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