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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커피의 시즌, 7월의 커피 트렌드 by 심재범

2023.07.17 13:22:43

작열하는 여름철, 아이스 커피의 시즌이 돌아왔다. 2023년 7월에는 새롭게 오픈한 <아이덴티티커피랩 서교점>, 에스프레소바에서 시작해 오마카세 커피로 화제가 되는 <구테로이테>, 제주의 원도심에 시작한 <커피라이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커피브레이커스 크루가 주최한 <커피파티>가 화제가 되었고, 커피리브레와 협업한 던킨의 리브레 블렌딩 커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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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커피랩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화제를 불러모으는 아이덴티티 커피가 서교점을 새롭게 열었다. 아이덴티티 서교는 충정로, 망원, 구로, 연희에 이은 다섯 번째 매장이다. 아이덴티티는 기존 매장을 정리한 후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아이덴티티 서교점의 위치는 홍대입구에서 연남동 방향 도로변이다.

아이덴티티의 외부는 통창이 보이는 깔끔한 분위기이고, 매장 내부는 나무 소재를 이용해 정갈하고 직선적이었다. 커피 로스터리 답게 다양한 커피 원두들을 선보이고 있었으며, 공간 배치가 여유 있어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커피를 즐기기에도 좋았다. 

이전까지 직접 인테리어를 했던 아이덴티티는 처음으로 디자인 스튜디오와 함께 작업한 공간을 선보였다. 에스프레소바는 디자인과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 키스반더웨스턴과 그라인더의 조합이고, 브루잉 커피바는 물 빠짐이 좋은 하리오 드리퍼와 비주얼이 깔끔한 킨토 서버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덴티티 커피는 가오픈 기간에 한번, 정식 오픈후에 다시 한번 방문을 했다. 첫번째 방문에는 에콰도르 노리아 게이샤 무산소 수세식 브루잉 커피를 마셨고, 두번째 방문에는 커피 플래터를 마셨다. 노리아 게이샤 커피는 무산소 가공을 통해서 향미 발현이 선명하면서, 수세식 가공커피의 안정되고 깔끔한 애프터가 잘 표현되었다. 개인적인 의견을 추가하면, 쫄깃한 느낌이랄까, 아이덴티티의 로스팅 성항이 잘 표현되었다. 

최근 새롭게 메뉴를 선보인 커피플래터는 브루잉커피, 아메리카노, 콜드브루 세종류의 커피를 한번에 제공하고 있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페루게이샤 커피를 선보이면서 섬세하고 복합적인 플롯을 구성해서, 커피애호가와 전문가 모두 만족스러운 메뉴를 선보였다. 올해 마셨던 커피 플래터중에서 최고의 궁합과 구성이었다.

아이덴티티 커피는 유명한 유튜버와 긴밀한 협조관계로 매장의 인지도가 올라간 경향이 있지만, 섬세하고 꼼꼼한 느낌과 깔끔하고 안정적인 매장분위기와 더불어 실험적인 커피까지, 매장의 노력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테로이테(성수센트럴키친)

강남구청역 주변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바를 성공시킨 구테로이테가 수유에피소드점, 광화문에 이어 성수동 구테로이테 베이커리 키친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의 위치는 성수역 2번 출구에서 멀지 않다. 에스팩토리에서 가까운 새로운 성수 상권이다.

 

매장의 분위기는 전형적인 구테로이테의 특징답게 적절하게 인더스티리얼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적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머신은 국가대표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에서 사용하는 스톰이고, 그라인더는 로버계열을 사용하고 있다.

구테로이테 성수점의 개점과 함께 열린 게스트 바리스타 행사에서는 커피템플의 김사홍 바리스타와 협업이 이루어졌다. 이번 게바에는 한국에서 가장 파격적인 생두를 공급하는 프리즘 커피의 가향커피를 사용하였고, 김사홍 바리스타와 구테로이테는 비건, 저카페인을 주제로 세트메뉴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에스쿠도커피에서 새롭게 시작한 크래프트 콜라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게바에서 인상적인 메뉴는 기본 커피인 에스프레소와 체리주빌레 느낌을 구현한 비건 창작메뉴이다. 그리고 한국 최초의 크래프트 콜라인 에스쿠도의 크래프트 콜라가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구테로이테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좋은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매장의 호스피탈리티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구테로이테 바리스타들은 분주한 와중에도 다이나믹하게 손님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있다. 커피를 매개로 진심어린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는 구테로이테의 발전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이 기대된다.


커피라이트 로스터스

제주 도심의 로컬 커피 매장은 라떼아트 전문가 베어파인 커피, 원도심의 터줏대감 카페단단, 색다른 컨셉의 어번브루잉 커피가 있지만, 최근 원도심에 매장을 오픈한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 커피라이트로스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는 원도심에 대한 고민이 만만치 않다. 과거에는 제주시의 중심 지역이었지만, 애월과 같은 외곽이 발전하면서 공동화 되었다. 커피라이트는 원도심에서 가장 인상적인 로스팅 매장이다. 커피가 길을 이끈다는 뜻과, 커피의 향미를 잘 발현하는 라이트로스팅을 함께 상징하고 있다.  

커피라이트에 들어섰을때, 매장의 분위기가 좋았다. 스페셜티커피의 원재료를 매우 중요시하지만, 매장에 들어갔을 때의 바이브 역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커피라이트의 거친 듯하면서, 깔끔하고 섬세한 바이브는 인위적인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커피라이트에서 페루 게이샤 커피와 코스타리카 무산소 가공 커피를 마셨다. 통상적으로 페루의 커피는 파나마와 같은 압도적인 향미가 없는 편인데, 2023년 빈티지 페루의 게이샤 커피는 향미와 단맛, 밸런스 까지 모두 훌륭하다. 커피라이트의 페루 게이샤커피는 올해 마신 페루 커피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코스타리카 커피는 무산소 가공커피의 강렬한 향미와 양질의 애프터와 클린컵이 섬세하게 조합되었다.

커피라이트는 오너 바리스타가 아닌 1인 근무 매장이다. 본의 아니게 바리스타의 응대를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차분하게 손님을 대하고 교감하는 태도가 참 좋았다. 제주 원도심의 커피라이트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스페셜티커피 소식

<커피파티>

2023년 6월 24, 25일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커피브레이커스크루와 메쉬커피가 함께 주최한 커피파티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커피 커피파티에는 부산의 라이트 로스팅을 상징하는 히떼커피, 독일에서 온 스페셜티커피 보난자커피, 통영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삼문당, 삼청동의 네마커피, 개성 있는 커피를 소개하는 통돌이로스터 담대하게커피, 광주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304커피, 진주를 상징하는 목요일오후네시커피, 망원동의 새로운 스페셜티커피 인덴트커피룸, 씨오이를 비롯한 하이엔드 커피를 소개하는 송도커피, 커피 유기산을 상징하는 산미있는 말릭커피가 참여했다. 커피로스터들의 당일 커피 시음, 원두 판매 이외에도 신문섭 작가의 드로잉 워크샵과 같은 다양한 커피 액티비티, 테이스팅 커피 샘플러등의 행사가 큰 인기를 얻었다.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페셜티 커피산업이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다.

<던킨&커피리브레>

마지막으로, 지난 5월부터 커피리브레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던킨의 리브레 커피 블렌딩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던킨과 리브레의 협업 커피를 인천공항 내부 1터미널 9번 게이트앞 매장에서 마셨는데, 이제껏 마셨던 프랜차이즈 커피중에서 클린컵과 애프터, 스윗니스가 가장 좋았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커피를 마시고 놀라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던킨은 작년 한해 모기업의 리스크로 고생을 했지만, 최근에는 도넛이라는 표현을 배제하고 종합 음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존경받는 스페셜티커피 업체 리브레와의 협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스페셜티 커피의 외연을 늘리는 커피 리브레의 다양한 활동이 업계에도 다양한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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