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서늘한 공기가 반갑고 설레는, 9월의 신규 업장: 뉴테이스트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3.09.26 09:44:10

추석을 앞둔 서늘한 공기가 왠지 반갑고 설레는 9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의 요식업장들이 선을 보여 삼삼오오 모여 함께 하는 시간들이 풍요로워졌다. 

덴마크 코펜하겐 어드메로 뚝 떨어진 느낌을 주는 노르딕 퀴진의 카페 앤 이터리, 밋보어를 시작으로, 노보텔 엠버서더 강남에 새로 터를 잡은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와 제자 박은영, 장도 셰프가 함께 하고 있는 홍보각. 또한 잠시의 휴식기를 가지고 새로이 이전 오픈을 한 안재식당, 실력 있는 이탈리안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세이지 앤 버터까지 한식, 중식, 양식의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즐거운 맛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밋보어 카페 앤 이터리 BY 에디션덴마크

‘덴마크의 여유로운 순간을 나의 테이블로 옮겨다 준다’라는 에디션덴마크의 캐치프레이즈를 볼 때마다 그 특유의 심플하면서도 목가적인 분위기를 머릿속으로 떠올려 본다. 단순하고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전하기 위해 에디션 덴마크가 만든 대니시 카페 & 이터리인 밋보어. 단순히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하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닌 덴마크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들, A.C 퍼치스 티핸들의 티나 COFFEE COLLECTIVE의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판매하고 실제로 메뉴에 넣어 판매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낮 시간에는 브런치를, 저녁 시간은 간단한 요리와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멀티플 플레이스로 운영하고 있다.

A.C 퍼치스 티핸들 티

커피 콜렉티브

낮 시간의 브런치를 만족스럽게 즐겼는데, 특히 시그니처 메뉴인 대니쉬 라이 브레드 플레이트는 투박한 라이브레드와 꼼테 치즈, 봄꿀 버터와 청란으로 반숙한 보일드 에그가 하나의 접시에 등장한다. 간결한 구성이지만 이 완벽한, 군더더기 없는 브런치 플레이트를 만나기란 쉽지 않기에 더더욱 반가웠던 메뉴.

어텀 허니 그래놀라 요거트는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주말은 이른 아침인 8시부터 나오는 메뉴로, 유기농 재료들로 선별해 매장에서 직접 구성해서 덴마트 로모섬의 가을꿀을 듬뿍 넣어 구운 그래놀라와 직접 만든 부드러운 요거트를 함께 낸다. 

9월의 디너 팝업은 편안하고 즐거운 일상의 미식 경험을 위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제철 채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6가지 쉐어 디쉬로 캐주얼한 코스가 제공된다. 여유로운 주말도, 평온한 평일의 낮시간도 즐거운 휴식을 위한 한끼를 밋보어에서 함께 해보면 어떨까.

여름 토마토와 농장허브

크리스피 감자 그라탕

바나나 브레드 푸딩

전화 0507-1330-1866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 1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itbord.seoul/

영업시간 11:00~17:00/18:00~22:00-월요일 휴무


홍보각

대한민국 중식 사대 문파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요리사 중 한 분인 여경래 셰프의 홍보각이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으로 이전하여 새로이 오픈했다. 지하 1층인 LL 층에 위치한 새로운 홍보각은 높은 층고에 홀과 룸이 세련된 분위기를 뽐내고 있어 벌써부터 모임 예약으로 분주하다는 소식이다. 한국중국요리협회 회장이며 세계중국요리연합회의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국제적인 중국요리 마스터 셰프인 여경래 셰프는 늘 호쾌한 웃음으로 모든 이에게 즐거운 맛을 선사하는 인간적인 면모로도 유명하다. 여름에는 꼭 맛보아야 하는 중국 냉면부터 사계절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여경래 셰프의 불도장, 모자새우, 칠리새우 등 시그니처 메뉴들이 있지만 계절마다 선보이는 새로운 메뉴들 또한 놓쳐서는 안 되는 맛이다.

이번에는 불도장이 포함된 저녁 코스를 맛보았는데 새롭게 메인으로 준비해 보셨다며 내어 주신 통후추 양갈비 메인은 모두에게 친숙하고도 만족스러웠던 반응을 이끌어 냈다. 겉은 얇고 아주 바삭한 식감을 위해 바삭하게 튀겨 내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양갈비에 스파이시한 통후추의 뉘앙스와 아낌없이 사용한 향신료의 풍미와 레드와인과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마법을 보여 주었다. 

중식이 단순히 백주나 맥주와 매칭한다는 선입견을 떨쳐 버리게 해 준 메뉴로 다양한 와인 페어링도 충분히 좋은 조합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호방한 사이즈의 불도장은 뜨끈한 국물을 목에 넘기는 듯 호로록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맛으로 그릇이 비워져 갈 때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된다.

벌써 요리인생 48주년을 맞이하는 중식의 대가 여경래 셰프의 어렵지 않은 섬세한 맛의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니 만큼 다양한 성격의 모임들을 머릿속으로 계획해 보게 된다. 

전화 02-531-6479

주소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130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LL층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ongbogak_official/

영업시간 12:00~15:00/18:00~21:30(마지막 주문 20:00)-연중무휴


안재식당

잠실 삼전동에서 처음 맛보았던 작고 성실한 그리고 정직한 맛의 밥상을 떠올려 본다. 안재식당이라는 이름은 주방을 맡고 있는 주인장 안재만 셰프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밥집,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을 이어가는 아들의 땀방울이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잠시간의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 어디에 새롭게 공간을 마련하실까, 궁금했었는데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아주 넓고 쾌적한 새 둥지를 틀었다.

좋은 쌀로 갓 지은 솥밥, 편안한 밥상이라는 모토로 쉽게 만날 수 없는 자연의 맛과 계절의 시간을 차분하게 담아낸 반상을 만날 수 있다. 가오픈을 하자마자 어머니를 모시고 비 오는 날 달려가게 할 만큼 내게는 상당히 의미 있고 믿음을 지켜주는 곳이다. 

매번 메뉴가 바뀌는 백반집의 시스템이지만 하나하나 품이 드는 정성은 눈으로도 강하게 다가오는 맛이다. 갓 지은 가을 햅쌀의 솥밥과 푸짐한 찬들, 구수하게 끓여 내는 매일의 국 그리고 추가할 수 있는 제육볶음이나 불고기와 같은 요리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다소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식후에 느끼는 편안한 컨디션을 생각해 보면 매일 먹어도 부대낌 없이 건강한 밥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싶은 몇 안 되는 식당이다.

전화 0507-1317-1878

주소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21길 38 101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njae_sikdang/

영업시간 11:30~15:00/17:15~21:30-월요일 휴무


세이지 앤 버터

뜨거운 한여름 7월 7일에 오픈한 SAGE & BUTTER. 편안한 느낌의 캐주얼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매장에서 직접 뽑는 생면 파스타와 계절감 가득한 채소들, 허브와 좋은 올리브오일 등으로 만들어 내는 요리들이 가득하다.

푸타네스카

메뉴들은 시그니처 라자냐, 마스카포네 치즈, 주키니 호박, 토마토, 바질 등이 올라간 부르스게따, 

숙성한 광어회에 계절 채소와 과일을 올린 카르파치오, 

다양한 버섯을 올린 포르치니 버섯 크림 뇨끼, 어란 파스타와 디저트로 티라미수까지 야무지게 맛보았다. 

메인 육류 메뉴를 망설이게 할 정도로 파스타 메뉴가 너무나 맛이 좋았다는 후문. 키친을 담당하는 셰프가 두오모와 에그 앤 플라워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익숙한 뉘앙스도, 새로운 시도도 모두 재미있고 맛이 좋아 다녀온 후 꽤 강력하게 추천을 많이 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와인 페어링과 메인 메뉴들을 더해 먹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전화 0507-1491-4123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57길 6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ageandbutter.seoul/

영업시간 12:00~22:00-월, 화요일 휴무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