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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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가득한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1월의 뉴테이스트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4.01.24 09:25:56

2024년에는 과연 어떠한 장르들이 트렌드를 선도할까?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뉴테이스트를 준비했다. 힘찬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간에서 또 다른 챕터를 시작하는 베테랑 셰프와 베이커의 소식부터 이탈리안 퀴진의 클래식함을 추구하는 젊은 셰프 그리고 성수동 핫플 예감의 샤퀴테리, 빵,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복합형 베이커리 카페를 소개한다.


더그린테이블

서래마을, 압구정 시대를 지나 고즈넉한 원서동 아라리오 미술관 옛 한식공간 자리에 새롭게 둥지를 튼 김은희 셰프의 더그린테이블. 단아한 세이지 컬러의 프렌치 레스토랑 이미지에서 나아가 셰프의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이 담긴 더그린테이블의 새로운 챕터가 펼쳐졌다. 

한국의 제철 채소가 가진 발효의 맛과 풍미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플레이트에 담아내기 시작한 더그린테이블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육류 메뉴에 힘이 빠졌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늘 그렇듯 더그린테이블의 육류 메인 디시가 가진 섬세한 조리와 매력은 더욱 풍성해졌다. 

다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뽑아낸 채수와 채소 장아찌가 더해지면서 진정한 코리안 프렌치의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 나가는 노련한 셰프의 정점을 우리는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아뮤즈부터 메인, 디저트까지 에너지가 떨어지는 법 없이 매끄럽게 달려가는 완성도는 김은희 셰프 특유의 집중력과 섬세함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산물이다.

물론 엔알 디자인펙토리 김나리 소장의 인테리어와 창밖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궁궐 뷰가 자아내는 우아한 감성과 분위기는 식사 시간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치트 키다. 

촘촘하게 피어나는 샴페인으로 코스의 시작을 즐겨보자. 서울의 중심부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낭만과 평안함을 바탕으로 김은희 셰프의 멈추지 않는 열정이 가득한 요리들은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선택이 될 것이다.


전화 02-591-2672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 83 4층

영업시간 12:00~15:00/18:00~22:00 | 일요일 12:00~21:30 | 월, 화요일 휴무


리알토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트라토리아, 리알토. 뚜또베네의 마지막 DNA였던 정회완 셰프가 와인바 덱스터와 함께 같은 건물에서 요리하고 있다. 뚜또베네의 진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공간이 아닐까 싶다.

돼지 등심 파스트라미

홍새우 카르파초

점심시간에는 3코스의 런치 코스가 준비되는데 심플한 것인 듯하지만 절대 그 맛은 간결하지 않은 묵직한 한방이 숨겨져 있다. 특히 그의 특기인 타야린이나 뇨키는 꼭 맛보아야 할 플레이트. 

뇨키

타야린

디저트로 나오는 젤라토와 티라미수도 행복한 맛이지만 갓 구운 마들렌을 맛보여 주는 셰프만의 센스는 다시금 리알토를 찾게 만드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바로 하나 먹고 5분 후에 하나 먹고. 이 맛의 차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셰프의 디저트 사랑은 오래전부터 남달랐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마들렌

젤라토

3코스의 가격이 정말 합리적이다 못해 너무 저렴하게 느껴지는 이 퀄리티는 도리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특히 후추의 톡 쏘는 향미가 매력인 카치오 에페페의 꾸덕꾸덕함은 자꾸만 생각나는 맛인 데다 모렐 버섯과 홍감자로 만든 뇨키의 농후함은 극강의 만족도를 자랑한다.

카치오 에페페

티라미수


전화 02-544-4761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149길 13 2층

영업시간 12:00~15:00/18:00~22:00 (마지막 주문 21:00) | 수요일 휴무


밀스

꺼질 줄 모르는 성수동 상권의 인기는 이제 점점 그 권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뚝섬역 부근에서부터 새촌과 송정동과 같이 예상치 못했던 지역으로 확장, 그 마지노선이 바로 이 구길이라 불리는 성덕정길이다. 



이 라인에 핫하게 들어선 밀스는 직접 만드는 빵과 디저트 그리고 샤퀴테리로 알찬 브런치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유로피안 칸틴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구현한다.

아몬드 토스트

특히 사워도우를 주력으로 버터는 물론 햄과 소시지를 곁들일 수 있고, 매력적인 수프 메뉴까지 준비되는 완성도 높은 맛을 보여준다. 뻔한 성수동 바이브와 팝업 스토어들에 질린 이들에게 새로운 편안함과 재미를 보여 줄 공간으로 추천한다.

대파수프

나폴리탄 번

크루아상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먹어보았는데 그 중 소시지 스튜와 대파 수프, 직접 스코비를 키워 만드는 콤부차를 빼놓으면 후회할 각. 나폴리탄 번과 시저 샐러드 샌드위치로 브런치를 즐겨보자.

시저 샐러드 샌드위치

소시지스튜

시나몬 롤


전화 0507-1327-4677

주소 서울 성동구 뚝섬로4길 21 1층, 2층

영업시간 10:30~20:00 | 화요일 휴무


오월의종

이태원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는 빵집 오월의 종이 하나의 건물로 통합되어 오픈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아주 멋진 건축물로 탄생한 새로운 오월의 종에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익숙한 빵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영등포점과 한남점 두 곳으로 정리된 오월의 종은 그동안 기업이 되지 않으려 노력을 해 왔다. 만드는 이들의 평범한 하루 루틴으로 완성되는 어렵지 않은 빵. 아침 10시면 매대를 채우는 투박하고도 군더더기 없는 매력의 빵을 만들어 내는 정웅 셰프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서른셋이라는 늦은 나이에 제빵 학원에 다니며 자격증을 땄다.

나의 어느 시절에 자주 다니던 압구정 정글짐의 치즈 모닝빵이 지금의 정웅 셰프의 손을 빌려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던 순간, 정말 새삼스럽게 반갑고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리치몬드 제과점과 정글짐을 거쳐 2004년 5월 일산에 그의 첫 오월의 종이 탄생했다.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오월의 종이라는 이름은 그가 좋아하던 비지스의 first of May에서 따 온 것. 늘 오디오에 좋아하는 음악과 언제든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캔버스를 작업실 한 켠에 놓아두는 베이커의 삶을 그는 이뤄냈다. 가끔 오월의 종의 크랜베리 바게트를 떠올리며 한남동을 향해 길을 나서는 일정을 꿈꾸어 본다.

정웅 셰프

전화 0507-1332-9481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5길 34 1층

영업시간 11:00~18:00 | 일, 월요일 휴무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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