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교토-김혜준의 동네 한바퀴 Ep.04

2024.05.20 11:32:48

한국인들의 정서와 감성에도 친숙한 일본의 경주라 칭해지기도 하는 ‘교토’를 함께 걸어보시죠. 7년 여 정도 꾸준히 교토를 다니며 책을 준비하면서 꾸준히 찾게 되는 저의 동네 스팟 4곳은 교토를 처음 찾는 분들에게도, n번째 방문객에게도 고루 사랑 받을 만큼 맛이나 분위기, 시스템이 어렵지 않은 곳입니다. 다만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통한 링크나 호텔 컨시어지를 이용한 예약이 필수적일 만큼 관광 도시로써 분주한 곳임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루를 편안하게 시작하는 교토의 조식부터 킷사에서 진한 커피 한 잔 그리고 매력적인 분위기에서 스탠딩으로 즐기는 소바 한 그릇, 밤을 채워 줄 야키토리 전문점까지 맛있게 채워보는 교토를 함께 걸어보시죠.


키신 (Choshoku Kishin)

교토와 가마쿠라에서 운영 중인 키신은 풍부한 식재료와 계절의 맛을 어머니의 밥상을 통해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교토에서는 2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저는 1호점을 주로 이용하며 일본식 조식을 즐기곤 합니다. (2호점은 빵을 곁들인 서양식)

갓 지은 솥밥

키신(喜心)의 문자 그대로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현지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착석과 동시에 솥밥을 짓고 간단한 반찬과 3가지 종류의 국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의 반찬이나 생 달걀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키신의 조식이 가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일본의 쌀로 갓 지은 솥밥을 일본의 전국에서 공수한 작가가 만든 그릇들 중 자신이 선택한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토마토 시푸드 수프

바뀌지 않는 애피타이저로 교토의 생유바를 올리브 오일과 소금만으로 간을 해 내어 주는데 이 또한 무척 매력적인 맛입니다. 탄탄하게 교육을 받은 요리사들이 매일의 조식, 길게는 점심까지의 식사를 준비합니다. 교토의 맛 좋은 채소들을 조식으로 즐길 수 있다면 단연 키신을 바로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생유바

누룽지


전화 +81 75-525-8500

주소 〒605-0811 Kyoto, Higashiyama Ward, Komatsucho, 555 花とうろホテル祇園1F

영업시간 07:30~14:00 | 수, 목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s://www.tablecheck.com/shops/kishin-kyoto/reserve?utm_source=google


이노다 커피 본점 (inada coffee)

교토에서의 커피는 전통적인 킷사텐에서부터 모던한 현대적 스페셜티 커피까지 다채로운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아침이나 점심에 결들일 수 있는 메뉴가 있는 킷사텐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특히 1940년 문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 중인 이노다 커피에서는 11시 전까지 아침 메뉴를 선보입니다.

간단한 크루아상 샌드위치와 진한 아라비안 펄 커피 한 잔의 구성은 그야말로 사약같이 매력적인 맛입니다. 창업자인 이노다 시치로씨는 원래 수입 식품 도매업자로 일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복무를 마치고 고향인 교토로 돌아와 집 창고의 커피 원두 15봉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원두를 이용해 교토에 커피 전문점을 오픈한 것이 이노다 커피의 탄생입니다. 

이 공간에 교토의 문화인과 사업가들이 모이며 마치 살롱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브랜드로써의 성장에 자양분이 됩니다. 대표적인 커피 블렌드로 콜롬비아, 과테말라, 브라질, 아프리카 및 기타 원산지의 원두로 블렌딩을 한 ‘아라비안 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드립백으로도 준비되어 있어 선물용으로도 무척 사랑 받는 메뉴입니다.

저는 굳이 본점을 찾게 되는 이유를 독특한 근대식 서양 인테리어를 꼽곤 합니다. 지점마다 다른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본점은 전통적 마치야 스타일의 타운 하우스를 사용합니다. 나비넥타이를 한 점원의 안내를 받으며 원형 테이블에 앉아 즐기는 한잔의 커피와 진한 나폴리탄 스파게티 한 그릇은 제게 교토의 향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넬 드립의 진한 강배전 커피의 매력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나폴리탄 스파게티

클램차우더

전화 (+81)075-221-0507

주소 140 Doyu-cho, Sakaimachi-dori, Sanjo sagaru, Nakagyo-ku, Kyoto, Japan

영업시간 07:00~18:00 | 연중무휴




스바 (SUBA)

평균적으로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음식점은 명함도 못 내는 애송이라 칭해지는 교토에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주 스탠딩 소바 음식점을 소개합니다.

극작가인 치세이 사카모토가 그린 그림이 그려진 두 개의 큼직한 테이블에 옹기종기 서서 한 그릇의 소바를 즐기는 광경은 늘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끕니다. 따로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이 허름한 공간에서는 1년 내내 쉴 새 없이 소바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곁들이는 주먹밥

대표 메뉴인 국내산 소고기를 얇게 슬라이스해 토핑으로 올려주는 소바가 인기입니다. 진한 고깃국물에 온천 계란과 함께 즐기는 맛은 젊은 세대에게도 무척 매력적인가 봅니다. 계절감을 더한 한정 메뉴를 자주 선보이는데 요즘은 카레가 더해진 스페어립이 가득한 소바와 오카야마의 특산품 노란 쪽파와 호르몬이 더해진 소바를 판매 중입니다. 나른한 오후 시간에 부담 없는 간식으로 즐길 수도 있는 소바 한 그릇 어떠실까요?

소고기 소바

에비후라이 소바

주소〒600-8015 Kyoto, Shimogyo Ward, Minoyacho, 182番地 10東

영업시간 12:00~23:00 |연중무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basoba/


우즈라야

기온 시조역 옆에 위치한 야키토리 전문점, 우즈라야는 한국인들에게도 무척이나 인기 있는 곳입니다. 10석도 되지 않는 공간에 예약이 늘 가득해 저는 도착하는 날 들러 예약이 가능한 날을 정해 두고 가기도 합니다.

한국과는 품종과 특성이 다른 닭고기를 사시미로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야키토리와 채소 단품 구이를 적절하게 섞어 즐기길 추천합니다. 연근과 감자를 구워 먹으면서 이렇게 맛의 깊이를 느껴보기는 오랜만이었다고 할까요?

이곳은 키신과 함께 늘 찾는 곳이라 1년에 3~4번씩은 꼭 방문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계절에 맞는 새로운 메뉴들도 맛볼 수 있고, 한국어 메뉴에 없는 채소 메뉴도 여쭈어 보고 주문을 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제공되는 킨잔지 미소와 양배추는 끝도 없이 들어가는 조합이지만, 맛있게 야키토리를 즐기시려면 약간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늘 구운 주먹밥을 주문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츠쿠네

치즈 김구이

야키 오니기리

시치미와 소금, 산초, 쿠로 시치미를 더해 먹는 닭고기의 촉촉한 맛은 샴페인과 와인, 소츄와 사케, 하이볼, 위스키 등의 다양한 주류와도 잘 어울립니다. 아, 나마비루로 첫 스타트를 끊는 것은 당연하고요.

닭 사시미

돼지로스구이


전화+81 75-533-1155

주소〒605-0079 Kyoto, Higashiyama Ward, Tokiwacho, 二丁目177-1

영업시간 17:00~23:00 | 목요일 18:00~23:00 | 수요일 휴무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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