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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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이면서 특별한 신규 매장, 6월의 커피트렌드 by 심재범

2024.06.19 15:06:55

6월 블루리본 커피트렌드는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는 신규 매장들을 살펴보았다. 부산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노프로그램커피, 춘천의 새로운 카페문화를 선도하는 카페모요, 선재도의 독특한 개념의 스페셜티커피 커피 매장 뻘다방을 소개한다.


노프로그램커피

노프로그램은 하나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해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도전적인 네이밍을 기반으로 국내 유수 커피 회사의 블렌딩 커피를 소개하는 스페셜티커피 전문점이다. 매장의 위치는 사직동, 부산 야구장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아주 오래된 주택가다.

노프로그램은 부산에서 열린 월드오브커피 참관 기간에 시간을 내어 매장에 방문했다. 특이하게 매장의 위치는 상가 건물 2층.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2층의 매장을 이용하던 베르크와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이었다. 매장의 커피는 모모스와 베르크 헤드바리스타 출신 최재영 바리스타가 책임지고, 양수인 공동 대표는 브랜딩과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노프로그램의 추천 커피는 시즌별 추천 스페셜티커피 로스터의 블렌딩 커피와 노프로그램에서 새롭게 해석한 창작 메뉴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한국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생두업체이자, 스페셜티커피 로스터, 커피리브레의 다크리브레 블렌딩 커피를 소개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블렌딩 커피는 스페셜티커피 회사의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는데, 편집매장에서 다양한 회사의 블렌딩 커피를 소개하는 경우는 노프로그램이 한국 최초다. 노프로그램에서 다크리브레를 기반으로 선정한 창작메뉴는 카페비앙코와 쿨타임. 

카페비앙코

카페비앙코는 밤이 추가된 크림을 사용해서 진득한 다크리브레 블렌딩과 조합해서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바밤바가 연상되었다. 이외의 히든 메뉴는 디카페인 콜드브루커피와 오트밀크를 조합한 쿨타임. 커피의 질감을 형성하면서 디카페인 커피의 편안함을 즐길 수 있다.

쿨타임

노프로그램의 최재영 바리스타는 매장을 준비하면서 국가 대표 바리스타 대회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될 만큼 훌륭한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양수인 공동대표는 재치 있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노프로그램의 인지도를 성장시켰다. 실력과 대중성을 함께 겸비한 부산의 노프로그램 커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카페모요

수도권 주민들이 사랑하는 호반 도시, 춘천의 로컬 카페 산업들이 최근 들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춘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인데, 소양강과 춘천 외곽의 대형 카페들에는 타지역 주민들이 방문객으로 찾아왔다면 지역 스페셜티커피 매장에는 춘천 시민들이 꾸준히 발걸음하고 있다.

강원도청 앞에 위치한 카페모요는 오픈 3년 차로, 춘천의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변화를 선도하는 곳이다. 매장의 위치는 강원도청 건너편 조용한 2차선 도로 옆이며, 아름다운 조양루 건너편의 오래된 식당을 개조해서 운영 중이다.

모요의 매장 입구는 깔끔하며 정갈하고, 매장 내부는 넓고 쾌적하다. 모요라는 이름은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마음이라는 의미인데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코의 가장 인기 있는 리네아다. 

그라인더는 단맛을 잘 발현하는 말코닉 계열이다. 카페모요는 춘천 로컬 로스터리의 기본 블렌딩을 사용하고, 전국의 다양한 스페셜티커피 로스터의 싱글오리진을 소개하는 편집 매장이기도 하다. 노프로그램이 전국의 스페셜티커피 블렌딩을 소개한다면, 모요는 다양한 로스터의 싱글오리진 커피를 소개하고 있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싱글오리진 필터커피, 모요라테와 피낭시에를 포함한 구움과자다. 싱글오리진 필터커피는 위딘 커피의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나노찰라 아이스 브루잉. 섬세하고 아름다운 에티오피아 커피를 라이트 로스팅 후 아이스 커피로 브루잉했다. 오렌지필과 같은 질감과 차와 같은 깨끗한 느낌이 잘 발현되었다.

모요라테는 진득하고, 단맛이 강렬한 블렌딩 커피에 일곱 가지 곡물을 혼합한 크림을 추가하여 복합적인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라테다. 애매한 질감이 아니고, 선명한 곡물 느낌이라 커피가 우유와 혼합되는 느낌이 참 좋았다. 이외에도 피낭시에를 포함한 구움 과자와 에그타르트가 전문 파티시에 못지않게 훌륭하다. 모요의 커피와 함께 강력하게 추천한다. 

 

뻘다방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선재도의 독특한 개념의 스페셜티커피 매장 뻘다방이 커피인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위치는 선재대교 넘어 갯벌 앞인데, 선재도는 서울에서 1시간 3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CNN이 한국의 아름다운 섬으로 선정한 후 각종 드라마나 예능에서 소개되었는데, 갯벌이라는 거대한 자원으로 어민들이 살아가고, 여행객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섬이다. 펜션, 카페, 식당 등 다양한 업소들이 있는데 뻘다방이라는 이름의 지역카페가 진지한 스페셜티커피 업사이클링 매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뻘다방은 선재도 주민들의 농어업 기구를 수선하던 김용연 씨 아버지의 대장간에서 시작했다. 지역에서 대장간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실명하게 되었고, 김용연 씨는 부모님의 생계를 돕기 위해 아버지의 대장간 옆에서 횟집과 식당을 운영했다. 시간이 흘러 카페로 업종을 변경한 뻘다방은 선재도 발전과 더불어 크게 성공했다.

또한, 지역 주민과 협력하여 커피의 품질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며 서해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바이브와 질 좋은 스페셜티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로 알려졌다. 뻘다방의 또 다른 특징은 업사이클링. 

처음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물품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매장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진지한 환경운동가들도 함께하고 있다. 얼핏 보면,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의외로 구역마다 활기차게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와 바이브가 인상적이었다. 공간이 상당히 넓고, 갯벌을 포함한 공간이 구석구석 깨알같이 재미있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스페셜티커피와 시그니처 메뉴. 3종류의 에스프레소와 5종류의 브루잉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셜티커피를 지향하지만,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쉽고 직관적인 용어를 사용한 개성 있는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콜롬비아 게이샤 커피와 창작메뉴 그리고 모히토를 마셨는데, 아름다운 향미의 게이샤 커피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 에스프레소 그라니타와 럼을 이용한 모히토까지 훌륭했다. 독특한 바이브와 활기찬 분위기, 진정성 있는 스페셜티커피 까지 선재도의 새로운 스페셜티커피 뻘다방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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