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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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끝을 지내온, 9월의 뉴테이스트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4.09.12 14:04:57

한여름 잘 지내왔다 스스로 토닥이게 되는 여름의 끝자락. 가장 강렬한 햇살과 더위에 맞서 조금은 사그라든 입맛을 돋우는 아주 즐거운 자극들. 일식의 단아한 칼날이 빚어내는 스시를 시작으로 풍요로운 프랑스 빵집의 향기, 새롭게 단장한 티 라운지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개성을 담뿍 담은 자그마한 가토의 매력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9월의 뉴테이스트를 소개한다.


스시사

최근 뜸했던 스시야 나들이에 다시금 불꽃을 지펴 준 김학준 셰프스시사. 청담동 주택가에 조용히 자리를 잡은 지 벌써 2년. 오픈 초의 인테리어에서 변화가 있었는지 요시모토 나라의 작품들이 대칭으로 자리잡고 있어 보다 부티크풍의 감각을 돋보이게 했다. 

김학준 셰프

대게

7년 정도 코지마에서 수련한 후 오픈한 김학준 셰프의 차분함과 단아하게 쥐어내는 스시의 스타일이 내게는 참 편안하면서도 군데 군데 느껴지는 섬세함에서 스시사만의 매력을 접할 수 있었다. 코지마가 그리운 마음을 차치하고서도 충분히 김학준 셰프의 온전한 스타일에 매료되었달까. 

광어

구루마에비

갯가재

감사하게도 코지마에서의 인연을 알아봐주셔서 반가운 화담을 나눌 수도 있었고 점심이었음에도 네타와 어우러지는 미네럴리티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이 자연스레 떠올라 꽁드링유를 주문하고 말았다. 과연 옅게 감싸 안아진 산미의 향과 소금의 킥이 지루하지 않게 좋은 플로우를 완성해 주었다. 

전복

복튀김

초반의 전복과 광어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에서 점점 왕우럭 조개의 두툼한 조직감, 새끼 도미의 세공을 한 듯한 칼집에서 나오는 독특한 식감이 정점을 이끌었다. 우니도, 장어도 압도적인 농후함과 포슬하고 촉촉함이 잘 살아있어 즐거웠던 한 입이었다. 저녁에 제대로 사케와 와인 페어링을 즐겨봐야지라는 마음을 먹게 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오도로

장어


전화 010-7287-7768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101길 28, 2층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sushisa7768/


프레드므아 Près de moi

내 곁의 빵집, 우리동네 빵집이라는 다정한 의미의 ‘프레드므아’가 청담동 언덕에 새로 문을 열었다. 프랑스 요리를 해 온 윤화영 셰프가 11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버티게 해 준 바게트의 매력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오픈한 빵집이다. 

아침 8시 반부터 문을 열어 11시부터 샌드위치 메뉴들을 맛볼 수 있는데 곁들이는 빵 친구들도 단단히 준비가 되어 있으니 꼭 빈 위장으로 방문을 해야 후회가 없을 듯하다. 특히 후무스 위에 올려 나오는 당근 라페는 어떠한 빵이든 찰떡같이 어울리는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커피나 주스는 물론 기분 좋은 탄산을 즐길 수 있는 와인과 맥주, 시드르도 구비되어 있다.

당근 라페

오늘의 수프-토마토 수프

한우케밥샌드위치

나의 원픽은 정상적인 밸런스의 버터와 껍질이 있는 잠봉으로 최상의 맛을 뽑아내고 있는 잠봉뵈르와 페렐로 올리브와 블랙 올리브가 담뿍 들어 있는 폭신한 올리브 푸가스, 달콤 포근한 퀸아망을 꼽을 수 있겠다. 

잠봉뵈르

퀸아망

사실 세스크멘슬의 햄이 들어 간 이탈리안 샌드위치나 임기학 셰프의 므슈 꼬숑의 잠봉과 에멘탈이 들어간 햄치즈 푸가스도 꼭 맛보았으면 한다. 우리 동네에 있으면 좋을 그런 빵집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9-19

영업시간 08:30~19:30 – 화,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boulangerie_pres_de_moi/


티에리스 라운지 Tieris lounge

여행사는 차상, 정다형 디렉터가 차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숨쉴 틈 없이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시공간을 넘나들게 하는 박학한 차 이야기는 말 그래도 차와 술을 차곡차곡 쌓이게 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있고 신기할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티에리스라는 브랜드는 차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차상의 역할을 하고도 있지만, 티에리스 스탠드에서는 직접 만든 스콘과 잼을 즐기며 홍차를 만끽할 수 있는 카페의 공간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주로 차를 테이스팅하는 공간으로 사용했던 합정동 매장 건물이 리뉴얼 공사를 맞이하게 되면서 티에리스도 한껏 더 멋진 라운지 공간으로 변신했다. 

김나영 브랜드 디렉터와 함께 정다형 대표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차가 가장 맛있고, 이야기가 차에 기대어 흐르는 아주 재미있고 편안한 공간으로 완성된 티에리스 라운지는 현재 가오픈 중이며 저녁시간까지 여의도를 바라보며 또는 티바에 앉아 차담을 나눌 수 있다. 추석 이후 정식 오픈 후에는 재미있는 이벤트들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늘 새로운 소식을 주시해보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비1길 39 7층

영업시간 12:00~22:00 – 월,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tieris_tea/


파티세리 송버드 Patisserie Songbird

프랑스 요리를 하는 셰프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양재동의 작은 디저트 숍, 파티세리 송버드.

디저트의 주인공이 되는 과일의 감미와 곁들이는 크림, 시트러스한 킥을 더해 완성하는 제품들의 밸런스, 즉 균형감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양재동에 위치한 파티세리 송버드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경험을 쌓은 이병욱 셰프와 국내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김혜인 셰프가 함께 만들어 가는 디저트 전문점이다. 

생산하는 제품의 라인업들이 많지는 않아도 계절에 맞는 제품군들을 시즌에 맞춰 선보이며 교체해가는 시스템이라 꾸준하게 방문을 하며 새로운 맛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이다. 미리 예약을 한 후 픽업을 하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요즘은 품절되는 메뉴가 많다. 

레몬유자 타르트

체리 초콜릿 케이크

구움과자들도 좋지만 유자향 감도는 레몬 유자타르트와 곧 시즌 마감을 앞두고 있는 체리 초콜릿 케이크는 2-3인용의 사이즈로는 조금 더 오래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34길 32

영업시간 11:00~20:00 – 일,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atisserie.songbird/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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