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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서울과 한국의 커피 역사
글 심재범(커피 평론가)
* 본 칼럼은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맛집 2025>에 실린 20주년 특집 기사입니다.
한국의 커피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도 인스턴트커피를 기반으로, 1990년말 스타벅스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대대적인 성장에 이어, 코로나를 거친 후 2024년 현재, SCA주최 월드커피이벤트와 세계 바리스타 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하는 등 스페셜티커피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커피 산업은 한국전쟁 종료 후 미군 군납 제품 인스턴트 커피의 대중화로 시작했다. 전쟁으로 산업기반이 황폐해진 상황에서, 근면 검소한 한국인에게 카페인을 보충하는 커피 산업과 한국 경제가 동시에 급격히 성장했다. 맥심커피를 포함한 인스턴트 커피 산업은 한국의근대화, 개발 과정에서 급격히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천 기술 업체와의 계약 문제로 해외 수출이 불가능한 커다란 제한이 있었다.
1999년부터, 할리스, 탐앤탐스, 스타벅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투섬플레이스와 같은 대규모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토종 기업과 스타벅스와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카페베네가 급격히 성장과 몰락을 경험했고, 저가 커피의 원조 이디야의 성장과 메가커피를 포함한 저가 커피 2차 성장이 반복되는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의 확산 시기에 일본 기사텐의 영향을 받은 핸드드립 커피 장인들이 꾸준히 활동했고, 강릉에 위치한 박이추 씨의 보헤미안, 서울 전광수 커피 등이 한국의 핸드드립 커피 시대를 상징하고 있다.
한국 스페셜티커피는 테라로사, 나무사이로, 커피리브레와 함께 시작되었다. 2002년 강릉에서 시작한 테라로사 커피는 이윤선 씨가 한국 최초 COE (Cup of Excellence, ACE에서 주최하는 국가별 커피 경진대회)의 심사관으로 위촉되는등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테라로사와 같은 시기에 시작한 나무사이로 커피는 광화문 매장이 한국 주재 외신 기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한국 최초로 Sprudge에 소개 되는 등 커피리브레와 함께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안암동 보헤미안 직원이었던 서필훈 씨는 2008년 한국 최초로 스페셜티협회소속 커피 감정사(큐그레이더) 자격을 획득한 후, 김병기(후일 프릳츠를 창업 ) 씨와 함께 스페셜티커피 전문회사 커피리브레를 창업하였다. 커피리브레의 서필훈 씨 이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큐그레이더를 배출, 전문가 시장을 크게 발전시켰다.
부산 온천장역 주변에서 시작한 모모스커피는 경남과 부산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업체로 성장했다. 모모스커피의 전주연 바리스타는 2019년 보스턴에서 열린 WBC (World Barista Championship) 대회를 통해 한국 최초의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었다. 모모스커피와 블랙업커피는 부산을 대표하는 업체로 동반 성장했고, 베르크, 히떼와 같은 지역의 신진 업체들까지 함께 발전하였다.
부산에 이어 대구의 커피명가와 같은 업체들도 성장했고, 경주의 커피플레이스, 대전의 톨드어스토리 같은 지역 업체들도 발전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의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커피템플과 같은 전국구 업체들이 이전하면서 최근 들어 급속히 성장 중이다.
이후, 독자적인 문화를 선보인 헬카페, 메쉬커피, 에스프레소바 리사르가 시작하였고, 바리스타 전문매장 커피템플, 지역 커피 업체 502커피, 커피점빵(현재 로우키커피의 전신)과 같은 개성 있는 커피업체들이 순차적으로 성장했다.
커피템플과 밀로커피는 한국 스페셜티 커피업계에 창작 메뉴 열풍을 일으켰고, 커피템플의 유자아메리카노와 밀로커피의 몽블랑은 한국 바리스타들이 최고로 손꼽는 창작메뉴다.
2014년 리브레 출신 김병기, 박근하, 김도현, 정경미, 엘카페 출신 송성만 씨가 창업한 프릳츠는 커피업계의 어벤저스라는 별명과 더불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크게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소셜미디어와 더불어 독특한 매장분위기와 전문적인 커피를 겸비한 프릳츠는 큰 인기를 얻었고, 도화, 원서, 양재점으로 확대되었다.
리브레 출신 김영현과 커피템플 출신 송대웅이 창업한 펠트 커피는 양질의 커피와 전문바리스타, 간결하고 우아한 매장 분위기로 스페셜티 커피를 전파하는 데 기여했다. 프릳츠, 펠트의 성장과 더불어 커피 원두를 전문적으로 납품하는 커피몽타주, 180커피와 같은 전문로스터들도 동반 성장하게 되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페셜티커피 업체 블루보틀은 미국 일본에 이어 2019년 한국에 직접 진출 했고, 미국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원조 인텔리젠시아도 2024년 한국에 월드 1호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한국의 스페셜티커피 산업은 리브레, 프릳츠, 모모스커피와 같은 대형 업체 이외에도 다양한 지역과 연계된 매장으로 확산이 되었고, 성수의 센터, 홍대입구의 말릭, 연희동 다크에디션, 망원동 딥블루레이크, 연남동 아이덴티티 와 같은 로컬 스페셜티커피 매장들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현재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는 다양한 업체와 지역을 넘나들고 있어,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이 뜨겁다. 물론 지나치게 유행에 편승한 아쉬운 업체들도 있지만, 과거 외국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빠르게 흡수하던 한국의 커피 산업은 이제 섬세하고 우아하게 한국만의 독창적인 문화와 산업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시장이 되었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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