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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 카페쇼>를 통해 바라본 향후 커피 업계의 전망

2021.11.18 17:48:24

글. 사진 심재범

2021 서울 카페쇼가 지난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총 4일간 서울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 되었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서울 카페쇼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서울의 소규모 커피 전시회로 시작했던 서울 카페쇼는 베트남, 파리까지 확장되었고, 이제는 아시아 최대의 커피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전시회의 특성상 대규모 업체 위주의 상업적 운영에 대한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순수 민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카페쇼를 통해 향후 한국 혹은 세계 커피 업계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2021년 서울 카페쇼에 참여한 커피 전문 업체들을 살펴보고 향후 커피 업계의 방향 및 전망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1. 커피

어느새  카페쇼에 참여하는 커피 업체 대부분이 스페셜티 커피 업체가 되었다. 2011년 커피리브레가 처음으로 카페쇼에 합류한 이래, 지난 10년 동안 커피 업계의 변화가 거세다. D홀 501호에 자리한 커피리브레는 부스에서 신간 서적 『커피브루잉』을 판매했고, 라마르조코, 하리오 부스에 객원으로 참여했다. 몇 년 전부터 양질의 커피 서적을 소개하는 커피리브레는 커피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망원동의 노르딕 로스팅(북유럽 업체들이 선호하는 라이트 로스팅으로, 화사한 과일과 꽃과 같은 커피를 선보인다.) 업체인 딥블루레이크커피는 커피리브레와 협업으로 커피 원두를 20% 할인 판매했다. 딥블루레이크커피의 파나마 엘리다 게이샤 커피는 20g 1인분 포장이 8천원 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날에 조기 품절 되었다. 이는 품질이 좋으면 가격에 상관없이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KNBC)이자 세계 바리스타 대회(WBC) 세미파이널리스트인 방현영 바리스타의 파스텔커피는 카페쇼 기간에 새로운 블렌딩 커피의 시음을 제공했고, 챔피언이 직접 에스프레소를 무료로 제공했다. 파스텔커피의 대기 인원이 부스를 크게 한 바퀴 돌 정도로 인기였다.

전통의 명가 커피플랜트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프라이빗 컬렉션을 반값에 판매했고, 커피라디오는 100g 단위, 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콜롬비아 게이샤 커피 원두를 판매해 인기가 높았다. 이종훈 바리스타의 커피그래피티 게이샤는 첫날에 판매가 완료되는 등 이번 카페쇼에서도 게이샤 커피의 열기가 뜨거웠다. 

기존의 인텔리젠시아, 스텀타운, 블루보틀 이외에 새로운 외국 업체들이 이번 카페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베를린에서 3대 스페셜티 커피(더반, 보난자, 파이브엘리펀트)로 꼽히는 더반의 설립자 랄프 룰러는 카페쇼 기간  방한하여 4일 내내 부스에서 직접 본인의 커피를 소개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아이디어 커피를 운영하던 린지로의 토츠커피뉴욕은 카페쇼 동안 호주 멜번의 니콜로커피를 소개했는데, 부스에서 판매하는 커피 원두의 인기가 많았으며, 마지막 날 커피와 차를 응용한 음료 시연 또한 입장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무료로 입장 가능한 카페쇼 복도 전시 부스의 인기도 많았는데,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는 커피몽타주의 브랜딩 과정을 공개한 부스, 부산의 힙스터 베르크와 히떼, 레이지모먼트와 같은 부스들도 인기가 많았다. 이외에 유튜버들이 활동하는 부스도 관람객이 많이 방문했다. 


2. 커피 머신 

카페쇼는 전통적으로 머신 업계의 참여가 많다. 이번에도 다양한 로스팅, 에스프레소, 그라인더 머신 업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국 최초의 로스팅 머신 업체인 태환 프로스터는 국내에 5명 내외만 활동하는 월드 로스팅 챔피언십의 저지(심사위원), 김수지 대표의 드발롱커피와 연합으로 부스에 참여하였고, 이지스터 로스팅 머신은 502커피, 180커피와의 협업으로 부스를 운영하였다. 뉴웨이브커피와 협업한 기센이 분전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로스팅 머신 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세계 최고의 핸드밀을 생산하는 코만단테는 로스팅 챔피언 출신 칼라스커피와 협업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슬레이어, 시네소도 참여했지만, 전통의 라마르조코가 가장 인상적으로 활동했으며, 협업하는 아티잔커피 부스가 입장객에게 크게 인기를 끌었다. 

첫째 날에 커피리브레 바리스타들이 제공한 케냐 띠리쿠 에스프레소가 화제를 낳았으며, 셋째 날 비브레이브커피도 인기가 많았다. 라마르조코는 이번에 특별히 밀크 스티머를 선보였는데, 프로 바리스타의 라테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새롭게 ‘메테오’라는 최고 옵션의 제로를 선보였는데, 김사홍 바리스타와 협업한 4일 동안 쉼 없이 추출하면서도 견고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3. 기타

최근 인기가 많은 오틀리(Oatly)는 1층 A홀에 자리를 잡았다. 식물성 귀리 우유인 오틀리는 비건을 위한 스페셜티 커피 우유 대체재로, 향후 업계의 확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리쉬(Rishi)와 타발론(Tavalon)과 같은 차 업체는 이번에도 부스를 크게 차려 제품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싱글 에스테이트 차를 선보이는 등 전문성이 깊어졌다. 특히 타발론의 차는 품질과 대중성을 두루 잘 갖추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이들에 대한 향후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기존의 포스를 대체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한 페이히어(payhere)의 경우는 개별 매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추출 기구로는 하리오가 부스로 참여했고, 양대 산맥 킨토를 비롯한 추출 기구 업체 따벨라는 참여하지 않았다. 친환경 텀블러인 허스키는 입장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4. 소견

카페쇼의 규모가 커지고 부스 운영비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참여 업체들의 채산성이 점점 낮아진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과적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인기가 많은 전문 스페셜티 커피 업체의 부스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커피리브레는 신간 서적만 판매했고, 프릳츠, 펠트, 모모스, 나무사이로와 같은 대형 업체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카페쇼의 또 다른 특징은 챔피언을 통한 에스프레소 커피의 활성화다. 일반 시장의 에스프레소바 인기와 더불어 카페쇼  동안 파스텔커피의 방현영 바리스타, 메테오라의 김사홍 바리스타의 에스프레소가 인기를 끌었다. 

비즈니스와 관련, 이번 카페쇼 기간에 에스프레소 머신 신규 구입과 로스팅 머신 업그레이드가 활발하게 성사되었다. 에스프레소 머신 엘로치오, 씨메와 같은 가성비 엔트리 머신이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은 새롭게 매장을 준비하는 신규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이며, 로스팅 머신 업그레이드는 기존의 실력 있는 소규모 로스터리들이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라 예상한다. 전반적으로 코로나로 움츠렸던 시장의 기대치가 커지고 향후 상황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유튜브 활동을 하는 카페들이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향후 커피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서울 카페쇼에서 인상 깊었던 업체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커피브루잉』 책자를 소개한 커피리브레, 코만단테 그라인더와 칼라스커피, 이지스터 로스팅머신과 502, 180커피, 라마르조코 머신, 크렘원, 씨메 에스프레소머신, 엘로치오머신, 커피몽타주, 니콜로커피, 토츠커피뉴욕, 파스텔커피, 모모스커피, 메테오라, 오틀리 등이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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