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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글. 사진 심재범
스페셜티 커피가 오래 전부터 유행하면서 대중화된 문화로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은 차별화된 로스팅과 블렌딩 방법으로 각각 개성 있는 커피를 선보이는 시대다. 앞으로도 커피 업계의 발전이 무궁무진하게 지속되기를 바라며, 이번 달부터 ‘커피 트렌드 by. 심재범’으로 커피인들의 성지를 넓혀줄 신규 커피 매장과 업계의 새로운 소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달에는 분점을 새로 오픈한 피크닉앳더나무사이로와 딥블루레이크, 스페셜티 커피 업계 소식으로 토츠커피뉴욕, 세이커피, 코페아커피, 크리스마스 에디션 커피를 선보이는 커피리브레, 딥블루레이크, 502커피, 엘카페, 마지막으로 마르쉐커피장을 소개한다.
1. 신규 커피 매장: 나무사이로&딥블루레이크 분점 오픈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어머니인 나무사이로가 석운동 로스터리 주변에 새로운 커피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의 새로운 이름인 ‘피크닉앳더나무사이로’는 납품 업체를 위한 테이스팅룸까지 준비된 본부다. 햇살이 화사한 피크닉엣더나무사이로는 새로운 본부의 시작과 함께 디자인 작업을 함께 한 ‘몽상스’와 조경 담당 ‘바니’의 협업을 기념하여, ‘몽상스 블렌딩’과 ‘바니 블렌딩’ 커피를 선보였다.
새롭게 선보이는 블렌딩 커피들은 달콤하고 향기로웠다. 특히 에티오피아 워시드 커피*와 내추럴 커피*로 구성된 바니 블렌딩이 인상적이다. 나무사이로의 커피는 12월 홈바리스타 클럽 공동 구매로 절찬리 판매 중이다. 피크닉앳더나무사이로(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석운로 194)는 오픈과 동시에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워시드커피(washed coffee): 수확된 열매의 과육을 제거하여 물에 담가 자연 발효를 통해 부드러워진 껍질을 씻어 건조시킨 생두. 수세식 커피라고도 한다.
*내추럴커피(natural coffee): 수확한 열매를 별도의 처리 과정 없이 그대로 햇볕에 말린 뒤 열매 껍질을 까서 얻어낸 생두.
망원동 스페셜티 커피의 상징이자 개성 있는 노르딕 라이트 로스팅*을 선보이는 딥블루레이크가 세 번째 매장 겸 로스터리 쇼룸을 오픈했다. 매장의 위치는 마포구 망원동 455-3. 망원시장을 넘어 한강 변으로 이동하는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 주변이다.
*노르딕 라이트 로스팅: 북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두의 개성을 살리면서 가볍게 약배전으로 볶는 방식.
스마트 로스팅 머신이 매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자그마한 테이크아웃 커피바 형태의 구조다. 지난 12월 4일 오픈 행사 당일에는 크루아상 전문가로 유명한 양윤실 세프가 특별 에디션으로 핫도그를 준비했고, 딥블루레이크의 커피가 무제한으로 제공되었다. 딥블루레이크의 12월 추천 커피는 ‘윈터 블렌딩’과 ‘핀카 리브레’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리브레 농장에서 무산소로 가공하는 싱글오리진 딥블루레이크로스팅 버전 커피가 맛있다.
2. 토츠커피뉴욕 TOTES COFFEE NEWYORK
뉴욕 맨해튼에서 아이디어커피를 3호점까지 운영하는 린지로 씨는 남한산성 주변에 ‘토츠커피뉴욕’을 오픈했다. ‘2020년 미국 컵 테이스터스(2020 U.S. Cup Tasters)’ 결승전 진출을 대기하던 중, 갑작스러운 현지 사정으로 가족과 함께 귀국한 것이다.
토츠커피뉴욕이 알려진 계기는 오틀리(OATLY)와 협업 파티였다. 쟁쟁한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화려한 시연과 메뉴 디자인으로 커피와 오틀리 제품을 응용한 모든 창작 메뉴들이 인상적이었다. 토츠커피뉴욕은 지난 11월에 개최된 ‘2021 서울 카페쇼’에서도 커피와 차를 응용한 메뉴를 선보여 참관객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토츠커피뉴욕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의 마이크로로스터 니콜로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소규모 용량의 니콜로커피는 단맛이 인상적이고, 커피의 밸런스가 좋다. 멜버른 지역의 과도한 커피 느낌이 아닌 기본에 충실한 커피의 개성을 잘 발현시켰다.
대표 메뉴는 과일과 함께 커피와 허브티를 넣고 브루잉한 드리퍼로, 샌드위치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남한산성 주변 길 따라 걷는 운치도 만족스럽다.
3. 세이커피 SEY COFFEE
‘세이커피’의 오너 매튜 씨는 한국 타르틴 베이커리 소속 커피 로스터 출신이다. 타르틴 베이커리는 베이커리 업계에서 구글에 비교될 정도로 위대한 업체로 손꼽히는데, 한국 진출 초기에 커피가 인상적이어서 커피인들 사이에서도 조용히 회자 되었다. 당시 타르틴 베이커리의 커피 총괄을 담당했던 한국계 매튜 씨는 다시 미국으로 귀국하여 브루클린에서 세이커피를 창업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세이커피는 창업과 동시에 현지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고, 지금도 뉴욕의 쟁쟁한 커피 매장들이 세이커피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세이커피는 워시드 커피를 기반으로, 커피 생두 원가를 포함한 객관적인 정보를 최대한 공개해서 소비자들의 폭넓은 신뢰를 받고 있다.
‘2021 서울 카페쇼’에 참관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던 매튜 씨는 유럽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커피 에이프릴커피 팝업을 지원했다. 한국에서 본인이 직접 진행한 커피 팝업에 많은 커피인들이 방문하여, 현재 한국에서 세이커피를 사용하는 곳은 강남의 키헤이커피, 아러바우트커피, 잠실의 위커파크다.
4. 코페아커피 COFFEA COFFEE
한국바리스타 챔피언의 원조 ‘코페아커피’의 사옥 겸 매장 카페톤이 어느덧 매장을 오픈한 지 2년이 지났다. 코페아커피는 2004년, 2005년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출신 최지욱 바리스타의 매장으로, 납품을 위한 B2B, 소비자들을 위한 B2C 분야에서 한국 스페셜티 커피를 존경받는 업체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코페아커피의 특징은 산미를 강조하지 않고, 커피 본연의 단맛과 클린컵*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최지욱 대표와 김지욱 팀장은 한국 최초 세계 공정 무역 골든컵 심사관 자격을 취득하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클린컵(clean cup): 커피 맛의 투명성과 선명성
코페아커피의 카페톤은 민우식 건축가와 이준원 작가와의 협업으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대형 건물의 기둥을 외곽으로 배치하여 개방감을 강조한 곳으로, 민우식 건축가의 현수교 같은 설계와 이준원 작가의 토템적 느낌의 작품이 전시된 건축물의 내외부가 아름답다.
카페톤은 커피 이외에도 음식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올리브오일을 아낌없이 사용한 아보카도 새우 콥샐러드와 달지 않고 간이 적절한 풀드포크 버거까지 훌륭하다. 커피 품질, 공간, 음식까지 압도적이다. 공간이 쾌적하고 주차가 용이해서 분당과 경기 남부 지역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5. 크리스마스커피: 커피리브레&딥블루레이크&502커피&엘카페
연말연시 특별한 커피를 선보이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커피리브레’는 크리스마스 블렌딩, ‘딥블루레이크’는 윈터 블렌딩, ‘502커피’는 러브액추얼리 블렌딩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엘카페’의 12월 어드벤트 캘린더* 드립백 세트가 커피 업계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엘카페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12월 1일에서 31일까지 한 달 치의 드립백을 세트로 제작하여, 31종류의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커피 전문가 그룹 엘카페의 화려한 커피를 하루에 한 종류씩 마시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올해 가장 압도적인 크리스마스 커피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12월 이전에 이미 품절 되었지만, 내년에는 꼭 미리 준비하고 구입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어드벤트 캘린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하루에 하나씩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24개의 선물을 얻게 되는 선물 달력.
6. 마르쉐 커피장
지난 12월 12일 인사동 코트에서 열혈 팬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분위기로 뜨거웠던 마르쉐 커피장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현재 커피 축제 중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마르쉐 커피장에서 1만원 쿠폰을 사면 현장에 참여한 스페셜티 커피 업체의 커피를 시음할 수 있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이 아닌 텀블러와 같은 개인 컵을 사용하도록 운영하여 환경, 품질, 공유를 표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여한 업체는 통영의 삼문당커피, 속초의 라이픈커피, 성수의 로우키, 메쉬커피, 해방촌 콩밭커피, 연희동 라우터커피, 공릉동 비스킷플로어커피, 신촌의 써밋컬쳐, 염리동 언덕의 후엘고커피, 성신여대 앞 커피 상점 리이케커피다. 규모는 작지만, 한국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와 같은 업체들이 화목하고 연대하여 진행하는 마르쉐 커피장의 모습이 아름답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가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