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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움츠러드는 어깨를 따스한 코트로 감싸고 걷게 되는 11월. 오곡백과가 넘쳐나던 가을의 끄트머리를 지나 굴을 잔뜩 넣은 시원한 국물의 굴국이나 만두 전골이 떠오르는 겨울이다. 잘 만든 음식이 온기와 에너지를 더해준다. 겨울의 체력과 입맛을 되찾기 위해 가봐야 할 뉴테이스트를 준비했다.
로다 Roda
레스토랑 ‘품 서울’과 ‘노영희의 철든 부엌’을 운영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한식 셰프, 현재 가장 핫한 한식 요리 수업의 주인공 노영희 요리 연구가의 와인 바가 오픈했다. 워낙 그의 손길로 완성된 음식의 맛과 정갈한 담음새의 아름다움은 유명하지만 ‘품 서울’이나 요리 수업 외에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은 드물기에 더더욱 반응이 뜨겁다.
낙지배냉채
떡갈비도시락
주로 저녁 시간대 와인과 곁들이는 음식을 선보이는데 철든 채소와 된장두부소스, 석화, 새우 채운 표고 튀김, 궁중떡볶이 등 ‘품 서울’의 일품요리를 메뉴로 선보인다. 로다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낙지배냉채, 떡갈비 구이, 궁중떡볶이 그리고 직접 만든 육포와 전복포 마른 안주 세트.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기품 흐르는 맛을 와인과 함께 절묘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다. 점심 시간 술을 곁들일 수 없이 식사를 고민한다면(글라스 와인도 준비되어 있다) 떡갈비 도시락을 사전에 주문하는 것도 스마트한 방법이다. 도시락에 사이드 메뉴를 함께 먹으면 좋은 밸런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식사 후 옆 공간으로 이어지는 갤러리와 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전화 02-547-5177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126길 6 보고재빌딩 1층
영업시간 11:30~15:00/17:30 | 일요일 휴무
보보식당
이름만 들어서는 업종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압구정을 다시금 핫하게 만들고 있는 뉴테이스트가 있어 소개한다. 이미 광주에서는 그 이름을 떨치고 있던 영발원의 장남이자 화교 3세인 장보원 셰프가 운영하는 보보식당이 이제 서울로 이전 오픈을 하게 된 것이다. 벌써부터 패션 피플들과 요리사들이 먼저 다녀가 인증을 하며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게 된 보보식당은 탄탄한 실력을 겸비한 몇 없는 젊은 중식 셰프들을 주시하게 한다.
동파육
버터탕수육
샨동 샤오찌
가장 인기가 많은 동파육과 버터 탕수육도 과연 그 맛이 뛰어나지만 의외로 산동 샤오찌*와 식사류로 분류되는 작장면, 굴짬뽕도 추천하는 메뉴. 다만 ㄷ자형의 바를 중심으로 홀이 구성되어 있기에 프라이빗한 식사 보다는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자리에 적합하다.
*산동 샤오찌 산동 지방의 닭고기 냉채요리
전화 0507-1346-7436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74길 30 로빈명품관 1층 103호
영업시간 11:30~15:00(마지막 주문 14:00)/18:00~22:00(마지막 주문 21:00) | 월, 일요일 휴무
비스킷플로어 biscuit floor
북서울 시립미술관을 찾는 이들의 정겨운 아지트가 되어 주었던 로스터리 카페 비스킷 플로어가 공릉역에서 조금 더 가까운 거리로 이전했다. 마르쉐 커피장에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원두 택배 서비스를 꾸려 왔지만 최근 방탄소년단 RM의 SNS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손님 층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실 그러한 이슈가 없었더라도 비스킷플로어의 커피를 사랑하는 매니아는 존재하고 있다. 특히 시즌 이벤트 원두인 이번 크리스마스 블렌드를 스토어팜으로 구입해 마시고 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운 맛.
처음 방문한다면 비스킷 라테를, 두번째 방문이라면 원두를 추천 받아 아이스로도 즐겨 보는 것을 추천한다. 추운 겨울 마시는 아이스 커피의 매력은 그 어떤 자극 보다 더 청량하게 다가올 것이다.
전화 010-7709-8610
주소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190길 6 1층 6호
영업시간 08:00~19:00 연중무휴
어물전청
도산공원점, 잠실점에 이은 남성렬 셰프의 어물전청 세 번째 지점인 한남점이 12월 1일 그랜드 오픈한다. 가오픈 기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와 홀 자리에 손님들로 가득했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착한 가격대의 맡김차림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해안가들에서 모두 모아 온 신선한 식재료들로 어물전을 가득 채워 놓은 느낌.
맡김차림은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한데 맛과 양 그리고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조리법과 해석으로 코스를 구성하여 해산물과 생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 아닐까. 거기에 다양한 주류 라인업들도 구비가 되어 생맥주로 시작해 와인으로 넘어가거나, 샴페인으로 쭉 맡김차림을 달려도 좋을 만큼 음식의 맛이나 구성이 다채롭다.
안키모 아뮤즈
알배추와 들기름, 보리멸치쌈장
단새우 들기름 카펠리니
관자,문어, 우삼겹 해물삼합
명란달걀찜
제주금태
벌꿀크로플
웰컴 칵테일로 청량감을 더한 후, 작은 콘 안에 안키모(아귀간)를 채운 아뮤즈가 등장한다. 기본 찬처럼 알배추가 들기름, 보리멸치쌈장과 함께 나오며 술과의 페어링을 자연스레 이끌어 낸다. 크기부터가 남다른 통영 삼배체굴의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 감탄을 하며 본격적인 맛의 여정이 시작된다. 한국식의 모둠회를 4가지 버전으로 해석한 것도 좋았고 거기에 곁들여 나오는 김과 초장이 참 정겨운 느낌이었다. 주문진 피문어의 폭신한 식감도, 고성 단새우 들기름 카펠리니*의 고소한 조합도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을 제대로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관자와 문어, 우삼겹의 해물 삼합과 명란 달걀찜, 그리고 앞으로 오픈 예정이라는 모락관의 보쌈김치와 함께 한돈수육이 등장해 단백질의 빈자리를 메꿔 주었다. 제주 금태, 모렐버섯이 들어 간 서해 조갯국과 야무지게 쌓아 올려진 새우버거로 메인을 맞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완주 벌꿀을 얹은 크로플로 마무리. 한남동의 핫한 아지트로 자리매김 할 어물전청의 예약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카펠리니 얇고 가느다란 파스타. 가는 파스타이기 때문에 수프에 어울리고 해산물을 곁들여 소스를 뿌려 먹기도 한다.
전화 0507-1355-7253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104 2층
영업시간 17:00~22:00 | 월, 일요일 휴무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5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