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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만남과 이별이 교차하는 시기, 2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음식들과 디저트들을 찾아 소개한다.
세련되고 알찬 구성의 회를 만날 수 있는 식당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잘 만들어 진 홍콩식 중식을 만날 수 있는 곳.
크고 작은 모임들을 즐길 수 있는 곳부터 2차로 해장을 겸한 작은 술자리가 가능한 곳.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 달콤한 피니쉬를 위한 디저트.
봄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즐겁게 해 줄 2월의 뉴테이스트 출발해 보자.
더형제
노량진 수산시장의 수많은 업장 사이에서 꾸준하고 오랜 인기를 구가한 형제상회가 처음으로 식당의 형태를 갖춘 공간을 마포 도화동에 오픈했다. 장르로 구분을 하자면 프리미엄 한국식 횟집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점심에는 백반 메뉴와 코스, 저녁은 코스를 준비하였다. 상시 어종과 특수 어종은 매일매일 알림판에 표기한다. 저녁은 A코스(9만원), B코스(7만원), C코스(5만원)로 나뉘어져 있고 스페셜 코스는 사전 예약 주문 시 가능하다.
음료 메뉴는 와인과 소주, 맥주 등 기본적인 구성이고 와인을 가지고 올 경우 콜키지는 잔당 5천원, 잔을 가져올 경우 병 당 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신선하고 맛 좋은 회와 곁들이기 좋은 화이트 와인을 가져와 마시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천연 감식초를 더해 만들어 보약이라는 음료 메뉴도 한 번 도전해 보시길!
한국식 횟집 구성 답게 기본찬이 나오는데 전복죽과 지리 국물, 좋은 김과 갈치 속젓, 톳, 와사지, 묵은지 등 입맛을 돋우는 구성들이 군더더기 없이 준비된다. 여기에 회무침, 전, 꼬막, 과메기, 초밥등이 또 등장을 하니 이것만으로도 본격적인 게임(?) 전에 술이 와르르 들어가기 안성맞춤이다.
9만원 코스로 주문을 하니 상시 어종으로 한접시 넓게 깔리고 뒤이어 감성돔, 능성어, 도다리, 방어 배꼽살, 가마살, 등등의 특수어종이 등장한다.
해산물 러버들을 서운케 하지 않도록 단새우와 전복, 해삼들도 이어진다.
그리고 고소하게 구워낸 생선구이와 잘 튀겨 낸 새우튀김까지. 조리법이 총망라된 모둠 백과가 아닐까. 조림과 매운탕이 나오면 밥도 조금씩 곁들여 주고 배를 통통 두들기게 된다.
그리고 프레쉬 트러플과 트러플 오일을 더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디저트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을 하며 막이 내린다.
대학생 때부터 두툼하게 포 뜨듯 썰어 달라고 주문해 먹던 형제 상회가 이렇게 멋지게 그리고 꾸준히 트렌드에 발맞추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에 뭐랄까, 세월의 흐름도 느끼면서 반가운 기분이 드는 것은 무얼까. 점심 백반 메뉴 또한 기대가 되는데 예약이 벌써 줄을 서고 있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서둘러 보자.
전화 02-2197-0234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92 해링턴스퀘어 B동 1층
영업시간 10:00-22:00 (브레이크타임 15:30-17:00)
중심 르메르디앙
종각 센트럴 폴리스 빌딩에 위치한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가 이번에는 명동에 그 두번째 깃발을 꽂았다. 명동 한가운데의 주한 중국 대사관 인근 옛 KT 서울 중앙 전화국이 그 자리다. 2022년 12월에 오픈한 르메르디앙 & 목시 서울 명동 3층에 사이좋게 해비치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3곳이 동시에 문을 열게 되었다. 뉴 아메리칸 다이닝 ‘마이클 바이 해비치’, 일식당 ‘스시 메르’ 그리고 중식당 ‘중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중에서 '중심'을 선택하여 점심 모임을 가졌다.
특히 딤섬을 좋아해 늘 함께 맛 탐구를 하는 친구와 함께해서, 종각의 '중심'과 약간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는 명동 '중심'에 설렘이 컸다. 종각의 중심이 한국인들의 기호에 더 가까운 친숙한 중식을 구현한다면, 명동의 중심은 좀더 심화버전으로 홍콩 관동식의 메뉴들의 색에 더 가깝다. 칸토니즈(관동식 요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 특히 활어와 제철 채소들 그리고 광동식 바비큐와 북경오리가 핵심 메뉴라고 소개를 받았다. 이번에는 간단히 딤섬 메뉴들과 해물 누룽지탕, 그리고 식사 메뉴로는 해물 산라탕을 선택했다.
시큼한 흑식초의 킥이 매력적인 산라탕은 한번 먹어보면 잊을 수 없는 맛이다. 특히 감기가 있을 때 먹으면 술술 넘어가는 그 뜨끈한 맛이 일품이다. 중심의 산라탕은 가늘고 꼬불한 고구마 당면을 사용해 부담 없이 스프처럼 호로록 호로록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다. 세 그릇도 먹을 수 있을 기세로 알차게 빈 그릇을 만들었다.
모렐버섯딤섬
딤섬은 3종이 추천 메뉴이다. 샤오마이, 모렐버섯, 순무 케이크가 준비된다. 모렐버섯을 꼭 양식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선입견은 그만. 얇은 피 속에 빛나는 모렐버섯의 풍미는 그야말로 어른스러운 미식의 꽃과 같이 피어난다. 신선한 해산물이 빛을 발하는 해물 누룽지탕도 요리 메뉴 중에 친숙하고도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완탕면
사전 예약 없이 즐길 수 있는 북경오리 메뉴부터 차슈 볶음밥과 숙성 고추 소스 우럭찜과 백주를 즐기기 위한 저녁 시간 방문을 벌써 계획중이다.
전화 02-777-8996
영업시간 월-토요일 11:30~22:00, 일요일 11:30~21:00 / 브레이크 타임: 14:30~17:30
매기완탕
솔직히, 매기완탕은 뉴플레이스라고 칭하기에는 오픈한 지 시간이 흘렀지만 다시금 요즘 발걸음을 하게 되는 공간이라 다시금 추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1차 술자리를 가진 후, 해장과 새로운 스테이지를 동시에 메꾸기 위해 망설임 없이 달려갈 수 있는 곳이다.
몇 자리 되지 않는 바 자리의 작은 공간이지만 청키면가의 완탕면에 진토닉과 금문고량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진심으로 술꾼에게 행복한 성지로 부족함이 없다. 식사를 하는 내내 배달 주문을 가지러 방문하는 기사님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완탕 누들과 네추럴 와인을 메인으로 하는 공간이지만 위스키와 백주, 진도 구비되어 있다.
완탕과 볶음면을 주문하고 오이무침을 더했다. 김치처럼 늘 있어야 하는 사이드 메뉴로 꼽는 이 오이 무침은 기가 막히게 입 안을 시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옥수수알 튀김과 마파두부도 탐이 났지만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상태라 국물이 촉촉한 완탕면에 마음이 더 기울었다. 언제든 혼자 들어와 후루룩 한 그릇 맛보고 진한 술 한잔을 청할 수 있는 장소로 매기완탕을 추천하고 싶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24길 15 1층
영업시간 11:30-24:00 (14:30-17:00 브레이크 타임, 23시 라스트 오더)
스쿠퍼 젤라또 삼각지점
서촌을 주름잡던 스쿠퍼 젤라또 경복궁점에서 2호점인 삼각지점을 오픈 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픈 소식을 듣긴 했지만, 우연히 용산과 삼각지를 잇는 힙대로를 걷다가 발견하여 바로 들어가 버렸다.
경복궁점과 다르게 포제띠라는 개별 냉동 보관통에 젤라또를 담아 서빙한다. 포제띠는 멋스러운 비쥬얼도 있지만 일정한 온도 유지와 외부 공기에 대한 노출과 접촉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14가지의 매력적인 젤라또와 소르베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근처에 위치한 쿼츠 커피의 원두로 만든 젤라또가 눈에 띈다. 고심 끝에 리조 로마노와 밀양쑥떡과 마르살라 와인과 커스터드 크림으로 만든 자바이오네 두가지 맛을 선택했다. 자바이오네는 백향과청과 라즈베리잼 중 선택해 더할 수 있는데 이 맛의 킥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삼각지와 용산을 잇는 상권에는 핫플레이스들이 즐비하지만, 맛으로 튼튼한 기둥을 가진 공간을 찾기가 힘든 터라 더더욱 보물 같은 곳이란 생각이 든다. 언제나 시원하고 청량한 소르베와 고소하고 진한 젤라또는 일상을 행복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 삼각지 부근에서 달콤한 마무리를 원하는 분들은 꼭 달려가시길.
전화 010-6491-5967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62길 37 1층
영업시간 12:00-21:00, 월화 휴무
필자 소개 김 혜 준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