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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커피와 훌륭한 호스피탈리티가 만족스러운, 2월의 커피트렌드 by 심재범

2024.02.14 11:12:02

2024년 2월에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한 스페셜티커피 드멜로 커피의 한국 1호점, 선릉의 편집숍 알렉산더 커피와 청담동에서 스페셜티커피로 인기가 많은 스탠다드시스템 커피를 소개하고, 2024년 2월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선발전 소식을 전한다.


드멜로 커피 

캐나다 토론토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커피 드멜로의 한국 첫 번째 매장이 구로 디지털단지에 문을 열었다. 하회탈의 이미지가 상징하듯이, 드멜로 커피는 한인 대표와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종사하던 로스터가 캐나다 토론토에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드멜로 커피의 노주희 로스터는 2013년 캐나다 컵 테이스터 3위, 2022년 컵 테이스터 5위, 2018년에는 캐나다 최고의 여성 로스터로 선정될 정도로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2013년부터 캐나다 국가대표 바리스타 심판관으로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드멜로 커피 한국의 첫 번째 매장 위치는 구로 디지털 단지 내 건물 1층이다. 캐나다 현지에서 로스팅 된 커피를 정식으로 수입했으며, 라마르조코 머신으로 섬세하게 추출한다.

매장의 커피는 총 3종 블렌딩을 사용하고 있다. 드 멜로 커피는 재스민, 리치와 같은 향미를 베이스로 진득한 질감의 평범한 특징의 댄싱고트, 라이트 로스팅을 기반으로 경쾌한 향미와 가볍고 산뜻한 질감의 버터플라이 키스, 슈거 케인 프로세스로 섬세한 커피의 향미를 잘 발현시킨 디카페인 블렌딩이 있다.

추천 커피로 댄싱고트 블렌딩 아메리카노가 묵직하게 인기가 많고, 블루베리 라테, 르메리카노 시그너처 메뉴가 특이하고 맛있다. 드멜로의 블루베리 라테는 블루베리 시럽이나 가당 음료가 아니다. 생우유에 크림슨 베리 잎 차를 6시간 동안 냉침 숙성해서 만든 베이스를 사용하며, 베리 향이 강렬한 커피를 선별 로스팅한 시그너처 메뉴를 선보였다.

르메리카노는 자몽, 라임 베이스에 탄산수 에스프레소의 조합인데, 역시 특별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드멜로 커피는 한국에서 기존의 스페셜티 커피들과 달리 대중적인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가격으로 접근하고 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접근한 드멜로 커피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알렉산더 커피 스튜디오 

강남권에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자리를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와 다양한 경쟁 상대, 빠른 회전율 등으로 소비자들과 진지하게 긴 호흡으로 교류하는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에게는 어려운 입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선릉역 주변에 위치한 알렉산더 커피 스튜디오가 커피 애호가들과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알렉산더 커피 스튜디오는 선릉역 주변 번화한 상업 지역에서 주택가로 가는 방향의 조용한 골목길에 있다. 매장의 첫 인상은 층고가 높아서 채광이 좋고, 단골들이 자주 찾는 활기찬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기본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알렉산더의 커피는 기본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와 같은 머신 커피류 이외에 오늘의 커피를 핸드 드립 필터 커피로 제공한다. 일반적인 매장들이 오늘의 커피를 대용량 브루잉 머신을 이용하는 데 반해서 알렉산더 커피의 오늘의 커피는 인기가 많아서 평상시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편이다.

매장의 기본 에스프레소 커피는 유의미 커피 로스터즈의 블렌딩 커피를 사용하고, 필터(오늘의 커피)커피는 회기동의 컴투레스트를 사용한다. 블렌딩을 포함한 다양한 로스터를 꾸준히 교체하는 편집 매장으로 스페셜티 커피가 척박한 강남권의 보석과 같은 매장이다.

이외에도 호스피탈리티가 인상적인데, 넓지 않은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자주 방문하는 작업자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상생의 모습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 단골손님들도 바쁜 시간을 피하고, 장시간 매장을 이용할 경우에 추가 음료를 주문하고, 좌석이 부족할 때는 자리를 양보하는 자연스러운 관계를 잘 개척했다. 좋은 카페의 기본, 좋은 커피, 호스피탈리티가 어울리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스탠다드시스템 커피

청담동에 새롭게 오픈한 스탠다드시스템 커피가 최근 들어 화제가 되었다. 매장의 위치는 청담동 주택가이다. 고급 식당과 브런치 카페 등이 있는 곳에 스페셜티 커피만을 제공하는 스탠다드시스템이 꾸준하게 성장 중이다. 

매장의 위치는 청담동이지만, 반지하에 가까운 매장이라 매장 주변에서도 찾기가 조금 힘들었다. 다행히 주변에 단골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매장을 찾을 수 있었다. 입장하고 보니 스탠다드시스템은 심지어 발레파킹도 가능하다.

매장의 구성은 입구에 아일랜드 형식의 커피 바와 레일 형식 원두 진열대가 있고, 반대편에 벤치형 좌석이 있다. 매장의 커피 구성은 기본 에스프레소 2종류와 필터(브루잉)커피, 창작메뉴 2종류가 있다.

스탠다드시스템의 기본 블렌딩 에티오피아 커피가 훌륭하지만, 시즈널로 준비하는 게이샤 에스프레소를 제일 먼저 마셨다. 6천 원의 가격으로 강남 청담동에서 게이샤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두 번째, 커피는 에콰도르 시드라 필터 커피. 헤드 바리스타가 커피 분쇄 추출까지 섬세하게 디자인한 흔적이 역력했다. 아이스 플랫 화이트에 벌꿀 청을 올린 허니비 라테의 비주얼이 만족스럽고, 벌꿀의 입체적인 단맛이 스페셜티 커피와 어울려서 스탠다드시스템의 대표메뉴가 되었다.

마지막 라비앙 로즈는 아이스 밀크커피 위에 장미 향 크림과 금박을 올려서 정교한 비주얼이 아름답다. 또한, 에티오피아 커피의 장미 향과 장미 향 크림이 절묘하게 조합되었다. 커피뿐만 아니라 비주얼, 호스피탈리티까지 만족스러운 스탠다드시스템 커피를 강력히 추천한다.


스페셜티커피 뉴스

2023년 2월 1일부터 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대회(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 한국 라테 아트 챔피언대회(Korea Latte Art Championship), 한국 커피인 굿 스피릿 챔피언 대회가(Korea Coffee In Good Spirits Championship)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는 역대 챔피언들을 비롯한 다양한 선수들이 참가했고, 2022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앤써니 더글라스 챔피언이 카페 어니언의 린지로 선수를 코치하는 등 역대 최고의 관심과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의 우승은 꾸준함의 대명사 임정환 바리스타가 차지했고, 라테 아트 챔피언은 원웨이 소속 이지유 바리스타가 2연패, 알코올 음료를 포함한 다양한 창작 메뉴를 선보이는 굿 스피릿 챔피언은 이디야 소속 위승찬 바리스타가 차지했다. 이번 대회 챔피언은 2024년 5월 한국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세계 대회 부문별 한국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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