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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 전역에서의 반가운 어울림: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4.04.08 13:22:50

지난 3월 26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ASIA’S 50 BEST RESTAURANTS 2024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가 개최되었다. 순위도 중요하지만, 아시아 전역에서 모여드는 셰프들과 미디어, 푸디들과의 반가운 어울림과 주최 도시의 맛 자랑 멋 자랑 또한 중요한 요소로 여겨져 왔다. 올해는 특별히 대한민국 서울에서 처음으로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동 주관으로 열린 만큼 과연 한국의 맛을 얼마나 뽐낼 수 있었을까? 

지난 2013년 처음으로 개최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주목 받고 있는 미식 가이드로 앞서 싱가포르, 마카오, 방콕 등의 관광 특화 도시들에서 개최되어 왔다. 자연스레 그 도시의 레스토랑은 물론 캐주얼 음식점과 디저트, 바에 대한 관심과 노출이 이어져 글로벌 푸디들의 발걸음으로 미식벨트가 형성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올해 이번 행사를 위해 아시아의 스타 셰프들과 푸디, 미디어 관계자 등 800여 명이 한국을 방문해 다양한 부대 행사 및 시상식에 참석했다.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에도 한국의 진짜배기 맛을 찾기 위한 여정은 계속되었다. 선공개되었던 50-100위 안에 들어간 레스토랑 외에도 한국 푸디들의 추천을 받아 미리 여정을 짠 루트를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순위는 셰프, 음식 비평가, 레스토랑 경영인 등으로 구성된 318명의 Asia’s 50 Best Restaurants Academy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올해 1-50위 리스트에는 19개 도시가 포함되었으며 8개의 레스토랑이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주최 도시인 서울의 레스토랑들 순위를 살펴보면 작년 대비 1위부터 100위까지 진입한 레스토랑의 수가 현저히 늘어났다. 50-100위 안에는 62위 이타닉 가든, 64위 본앤브래드, 65위 솔밤, 89위 권숙수, 91위 알라 프리마 등 5개의 레스토랑이 들어갔고 1위부터 50위 안에는 13위 밍글스, 18위 세븐스도어, 21위 온지음, 41위 모수가 자리를 잡았다. 특히 Mosu (모수)의 Sung Ahn안성재 셰프는 올해 셰프들이 꼽은 셰프, Inedit Damm Chefs’ Choice Award (이네딧 담 셰프 초이스 어워드)에 올랐다.

(왼쪽부터) 한식구 박승훈 셰프, 밍글스 김영대 수셰프, 강민구 셰프

13위, 한국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는 한국의 다양한 식문화와 멋진 레스토랑들을 아시아의 미디어, 셰프, 푸디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기뻤다는 소감을 남겼다. 앞으로도 한국과 아시아의 레스토랑들과 소통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이번 행사 시상식에 앞서 ‘Food of the People’ (‘대중의 음식’)을 주제로 한 리더십 포럼인 #50BestTalks (#50 베스트 토크) 외에 50 베스트 셰프들과 국내 유명 셰프들이 함께 요리하는 컬라버레이션 다이닝 이벤트 50 Best Signature Sessions (시그니처 세션), 한국의 최고급 요리와 질 높은 식재료를 선보이는 Chefs’ Feast (셰프의 만찬),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행사 ‘Meet the Chefs’ (셰프와의 만남) 등의 부대 행사에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와 스와니예 이준 셰프와 함께 다채로운 국내 셰프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시상식 전날 열린 셰프의 만찬, chef’s feast프로그램에 한국의 영셰프들과 함께 핑거 푸드 섹션을 진행했는데, 특히 이 섹션의 인기가 무척 높았다. 밍글스의 김영대 셰프와 한식구의 전 총괄 셰프였던 이상근 셰프, 레스토랑 주은의 박주은 셰프, 레귬의 성시우 셰프, 빈호의 전성빈 셰프, 마테르의 김영빈 셰프, 레벨 제로의 데니 한 셰프 등이 만들어 낸 한 입 거리의 발효미를 즐기며 서촌의 Bar Charm의 임병진 바텐더가 만들어 내는 한국적인 맛의 칵테일을 곁들이는 멋진 페어링을 펼쳤다.

Chef's Feast 영 셰프 단체사진

시상식 당일에는 한 입 거리 한식으로 ‘시식존’이 만들어졌다. 본게임에는 이타닉 가든의 손종원 셰프, 더그린테이블의 김은희 셰프, 세스타의 김세경 셰프, 기가스의 정하완 셰프가 부스를 맡아 섬세하고 노련한 맛을 뽐냈다. 그 외에 후원사인 농심과 비비고가 각각 위트 있는 자체 제품들을 선보였다.

기가스

더그린테이블

앞서 언급한 50 베스트 셰프들과 국내 유명 셰프들이 함께 요리하는 컬래버레이션 다이닝 이벤트 50 Best Signature Sessions (시그니처 세션)을 살펴보자. 정관스님과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가 웰컴 다이닝으로 그 시작을 알렸고 이타닉가든의 손종원 셰프와 일본 도쿄의 프로리레쥬 florilege의 카와테 히로야스 셰프와 솔밤의 엄태준 셰프 그리고 바 소코의 손석호 바텐더가 함께 ‘만개’라는 타이틀로 8핸즈 디너를, 라망 시크레에서는 도쿄의 크로니 crony 와 홍콩의 에스트로 Estro와 협업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두수고방 오경숙 대표, 조희숙 셰프, 정관스님

세븐스 도어의 김대천 셰프는 오사카 라심 La Cime의 타케다 유스케 셰프와 대만 JL Studio의 지미 셰프와 함께 6핸즈를, 텐지몽에서는 Den의 자이유 하세가와 셰프와 대만 MUME의 리치 셰프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호텔 신라에서는 라연과 일본 도쿄의 나리사와 Narisawa의 요시히로 나리사와 셰프와의 콜라보를 꾀했다. 스와니예에서는 이준 셰프와 함께 권숙수의 권우중 셰프와 태국의 Le Du 톤 셰프. 홍콩의 wing 비키 셰프와 에너지 넘치는 협업을 선보였다.

태국 Le Du의 Ton 셰프와 여자친구 May

가장 시선을 끈 행사로는 시상식이 끝난 27일에 한국의 집에서 열린 아시아 여성 셰프들 4인의 디너가 아닐까 싶다. 한국의 조희숙 셰프님과 소울 다이닝의 김희은 셰프, 올해의 여성 셰프로 뽑힌 태국 POTONG의 팸 셰프, 작년 여성 셰프였던 싱가포르 LOLLA의 조안 셰프가 함께 호흡을 맞춰 멋진 디너를 선보였다. 한국의 집이라는 전통미가 살아있는 공간에서 현시대 가장 손꼽히는 여성 셰프들이 준비한 음식들 안에서 진정한 화합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는 찬사를 끌어냈다.

많은 이들의 노력과 집중으로 이뤄낸 멋진 행사였던 만큼 아시아에서 한국을 찾은 많은 미디어, 셰프, 푸디들에게 전해진 한국의 맛은 무엇일까? 보수적인 시스템 안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개인의 성취가 아닌 한국의 아름다운 맛과 멋을 위해 누구보다 고군분투한 한국의 셰프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박수를 전한다. 이제 진정한 게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2025년의 순위에서 한국의 레스토랑들이 굳건한 자리를, 더 만족스러운 순위에 이름을 빛내기를 바란다.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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