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 현장과 깊은 커피의 맛을 전하는, 4월의 커피 트렌드 by 심재범

2024년 4월 블루리본 커피 트렌드로 인천 송도의 떠오르는 스페셜티커피 해월, 전주의 스페셜티커피 터줏대감 광커피, 제주 원도심 직장인들의 사랑방 카페 단단을 소개하고, 상반기 최대 커피 전시회 커피엑스포와 소상공인을 위한 카페 축제 K CafChampionship 소식을 전한다.

해월커피

바다 위에 뜬 달이라는 이름의 해월커피는 커피화와 함께 송도 스페셜티 커피신을 상징하는 매장이다. 매장의 위치는 송도 신도시 안쪽, 인천대학교 입구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상권이다. 신축 상가의 코너 지역에 있어서 입지가 좋고, 내부 구성이 깔끔하면서 햇살과 조망이 좋았다. 이른 아침, 오전 10시, 일반적인 카페가 한산한 시각에 방문했는데 내부가 만석. 심지어 대기하는 손님까지 있어서 조금 놀랐다. 매장에는 커피와 브런치를 즐기는 단골들이 가득했다.

해월의 추천 메뉴는 브런치와 커피세트다. 기본 크루아상 샌드위치 세트가 가장 인기가 많고,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해월커피는 매장 오픈전 당일 직접 크루아상을 만들어서 브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인 매장처럼 생지를 구입해 데우는 것이 아니고, 고메이 버터를 이용해서 밀대로 하나씩 밀어가면서 수제로 제작하는 크루아상이다.

몇년 전에 문을 닫은 올드크로와상팩토리 이후, 직접 수제로 만든 크루아상은 처음이다. 계란 요리와 신선한 샐러드, 직접 만든 크루아상과 해월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는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 전체적으로도 매우 특별한 궁합이다.

해월 커피의 머신은 가성비와 기술의 상징 달라코르테 XT. 김사홍 바리스타가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덕택에 커피인들, 바리스타들 사이에서 신뢰가 높다. 로스팅랩의 로스팅 머신은 프로밧. 단맛과 향미를 잘 발현시킨다.

해월커피에서 코스타리카 에르바주 농장의 티피카 커피를 브런치와 함께 마셨다. 청아한 느낌의 티피카 품종을 해월커피 특유의 단맛이 가득하게 풍부한 질감과 입체감으로 표현했다.

맛있는 브런치가 의외라면, 스페셜티커피 로스터로 유명한 해월의 모든 커피는 믿고 보장하는 맛이다. 이외에도 최근 안스타 유튜브에 소개된 꽃망울 블렌드로 만든 ‘시너지’라는 차와 커피를 블렌딩한 창작 음료가 인기 있다.

광커피

부산, 대구, 강릉, 대전, 광주에 이어서 최근에는 전주, 익산 지역에도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전주 지역은 한옥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광커피가 커피인들 뿐만 아니라 로컬 소비자들에게도 꾸준하게 인기가 많다. 광커피의 위치는 한옥마을과 전주 교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매장의 분위기는 차분하고, 조용한 로컬카페에 가깝다. 입구에 원두 판매 진열장이 있고, 오른쪽 안쪽에 커피바, 왼쪽과 뒤편 자그마한 구획으로 좌석이 비치되었다. 매장 입구 우편에는 이지스터 로스팅 머신과 스트롱홀드 로스팅 머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지스터의 특징은 단맛이 잘 표현되고, 스트롱홀드는 향미가 잘 발현되는 편이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브루잉(핸드드립) 커피다. 광커피를 대표하는 블렌딩은 새벽 블렌딩과 오로라 블렌딩. 가장 많이 찾는 블렌딩 커피를 매장의 얼굴로 생각하는 커피 매장의 지향점이 잘 느껴진다. 

광커피의 대표적인 새벽 블렌딩은 에티오피아 커피를 기반으로 수세식 커피의 깔끔하고 우아한 향미가 잘 표현되었다. 마치 우아하고 잘 정돈된 제네시스 세단이 연상이 된다고 할까? 기본적이면서 절제된 향미의 뉘앙스가 매우 좋았다.

두 번째 커피는 최근 주변 매장과 협업으로 진행한 오로라 블렌딩 핸드드립 커피다. 오로라 블렌딩은 현재 스페셜티커피 산업에서 유행하는 선명한 향미의 가공 방식 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던 특징은 정확한 비율의 블렌딩이다. 광커피는 날마다, 싱글오리진 원두를 계량해서 블렌딩 커피를 배합하고 정확한 비율로 1잔 분량씩 따로 포장해서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인 매장들이 사전 블렌딩으로 포장한 커피를 사용하는 데 비해, 섬세하게 세팅 및 블렌딩한 커피가 아무래도 더욱 치밀한 맛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사전 블렌딩과 당일 블렌딩의 차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번거롭다고 해도 매장의 노력만큼 더욱 명확한 향미가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카페단단

제주 원도심의 카페 단단은 제주 원도심 지역 직장인들의 커피 사랑방으로 인기가 많다. 카페 단단의 위치는 제주 소통 협력 센터에서 한 블럭 떨어진 이면도로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매장이 상당히 외진 곳에 있어서 카페의 존재를 알기도 힘든 곳이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단하게 입지를 굳히고 있는 곳이다. 매장의 구조는 오래된 주택 1층을 개조한 형태다. 초기에는 주택 일부분 5평 부분만 운영했지만, 최근에 건물 안쪽 지역까지 매장으로 확대했다. 특이하게, 방마다 찾아다니는 듯한 콘셉트가 재밌다.

매장의 커피는 제주 로컬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인 묵음의 커피를 사용하고 있고, 커피 머신은 이탈리아 커피를 연상하는 페이마 E61머신이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다양한 싱글 오리진과 밀크커피. 싱글 오리진 블랙커피는 시즌에 따라서 다양한 향미의 커피를 제공하고, 매장의 대표는 플랫화이트 밀크커피다. 플랫화이트는 호주의 로컬 밀크커피의 형태인데 영국, 미국을 거쳐 스페셜티 커피산업을 상징하는 밀크커피 종류다.

단단의 플랫화이트는 200밀리 내외의 커피잔에 40밀리 내외의 더블샷을 사용하고 거품이 많지 않아 단단하면서, 밀도 있는 우유커피다. 단단의 플랫화이트는 섬세하고 질감 있는 커피와 단단한 밀크가 맹렬하게 조합된 느낌이었다. 제주 지역에서 맛본 밀크커피 중에서는 김사홍 바리스타의 커피 템플과 함께 가장 좋았다.

제주는 관광지의 개발과 더불어 제주시 원도심의 공동화에 대한 고민이 많다. 좋은 커피 덕택에 지역 거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삶의 질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원도심의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하는 카페 단단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커피엑스포

지난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하반기 카페쇼와 함께 한국 커피 산업 최대의 전시회로 손꼽히는 커피 엑스포가 코엑스에서 역대 최고의 규모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엑스포에는 다양한 전시회가 많았는데, 한국 최고의 에스프레소 커피바 리사르가 개최한 산마르코 레바 에스프레소 커피 대회와 커피엑스포 주최 측에서 준비한 K CafChampionship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리사르 에스프레소바와 세계 최고의 레바 에스프레소 머신 생산업체 라산 마르코와 협업으로 주최한 레바 에스프레소 대회는 레바머신의 특징인 연속 추출의 장점과 에스프레소의 농밀한 질감을 명확하게 표현했다. 

스프링을 이용한 압력을 이용해 아날로그적 압력을 선보이는 레바머신은 전시회 기간 연속 추출 3천 잔 이상의 추출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커피를 선보였다. 이번 한국 최초 산마르고 레바머신 대회에는 심재범, 계민수 라산마르코 공인 심판관의 감독 하에 진행되었고, 30여 분의 시간 동안 총 추출 232잔, 감점 17잔, 유효 215잔을 추출한 김미강 바리스타가 우승을 차지했다.

사단법인 커피엑스포(송창윤 회장, 전한 에프엔씨)가 주최한 K CafChampionship은 매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커피 메뉴를 기반으로 다양한 바리스타들이 참여하는 커피인들의 축제다. 개인 바리스타가 아니고 매장을 상징하는 공동작업 형태의 커피 대회라 큰 의미가 있다. K CafChampionship 의 우승은 커피 엑스포 기간 동안 4일에 걸쳐 진행된 본선과 결선을 통해 기본 커피와 창작 메뉴를 절묘하게 선보인 쇼네빌리지가 치열한 경합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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