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한여름을 재치 있는 맛과 위트로 어루만지는, 7월의 뉴테이스트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4.07.30 13:51:42

입맛이 사라지기 쉬운 한여름을 재치 있는 맛과 위트로 어루만지는 뉴테이스트를 맞이했다. 홍대의 전성기를 고스란히 함께 나누었던 이미 커피의 새로운, 오래된 집을 시작하여 가로수길에서 조용히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사누키 우동 전문점, 베이스 이즈 나이스에 이은 채소 연구소,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만나는 진정한 가이세키의 맛까지 여느 때보다 부지런히 맛탐험을 떠날 수 있는 루트를 짤 수 있다.


이미 올드맨션 IMI OLD MANSION

7월 10일 수요일에 갓 오픈한 이미 커피의 새로운 공간, 이미 올드맨션을 찾았다. ‘누군가 꿈의 오래된 집’이란 메타포를 잘 살린 이 2층집의 포근함과 이미 커피가 추구하고자 하는 감성의 코드가 잘 어우러진다. 

일본과자전문학교에서 제과를 전공한 동생 이승림 파티시에와 로스타이자 바리스타인 이림 대표 형제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만들어 오고 있는 브랜드 imi coffee는 오렌지 향 가득한 디저트 오치퐁, 여름 복숭아 디저트 ‘행복’은 물론 커피와 디저트를 페어링하는 시스템을 선보이는 곳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스타필드 수원점에서의 팝업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는데 그들이 다시금 홍대 상권의 연장선인 연남동으로 온 이유는 무얼까. 

늘 상권에 대한 생각으로 거닐던 중 대로에서 약간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이 양옥집이 한 눈에 들어와 건물주분을 찾아갈 만큼 한 눈에 운명적인 만남을 마주했다는 이림 대표의 말처럼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부터 방의 구조를 하나 하나 거닐면서 절로 상상이 되는 유년시절의 추억들이 이미 커피의 새로운 시작을 담아내기에 무척이나 적합한 무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미 올드맨션에서는 페이스트리를 이용한 계절과일 디저트와 빙수, 3가지 종류의 정성 어린 스프가 메인으로 준비된다. 진한 향신료의 칠리 콘 카르네와 부드러운 감자 베이컨 수프 그리고 해장템으로 사랑받을 토마토 쿠스쿠스 수프는 휴식을 위한 힐링 아이템으로 적극 추천. 

퍼프페이스트리

토마토 쿠스쿠스 수프


다시금 돌아 온 크리미함이 돋보이는 오렌지 빙수는 직접 깐 오렌지를 곱게 갈아 퓨레 형태로 끓여 만든 베이스를 바탕으로 곱게 간 얼음을 켜켜이 쌓고 부드러운 동물성 생크림을 올려 마무리한 빙수로 입 안에 퍼지는 부드러움이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맛임에 틀림이 없다.

오렌지 빙수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로 51-1

영업시간 12:00~21:00 –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imi.coffee/


테보

가로수길에 새롭게 등장한 사누키 우동 전문점 테보는 4종의 밀가루를 블렌딩하여 반죽, 면을 직접 뽑는다. 국물부터 면, 위에 올리는 가니쉬까지 간결하면서도 조화롭다. 

면을 뽑는 작업실

이미 맛으로 입소문이 나서인지 11시 30분 오픈시간부터 쭉 손님들의 회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광경도 재미있다. 한소끔 저물어가는 상권에 새롭게 혜성처럼 등장한 루키가 아닐까? 실제로 오픈 키친과 바, 홀의 간결한 구조에서 재빠른 홀서비스와 간결한 조리 라인이 빛을 발하는 듯했다. 

바와 오픈주방

여름에 어울리는 냉카게 우동과 스페셜 메뉴 중 하나인 매운 마라 우동은 각각에 적합한 면의 굵기로 소스와 국물에 잘 맞는 조화를 보여준다. 이런 맛과 분위기라면 메뉴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맛보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길 만큼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냉가케우동

매운 마라우동


전화 010-9940-8975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길 1303

영업시간 11:30~20:00 –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tebo.seoul/?img_index=1


베지 스튜디오

채식 레스토랑인 베이스 이즈 나이스로 유명한 장진아 대표의 두번째 도전은 바로 누구에게나 이로운 채소 친화 식생활을 위한 식공간, 베지 스튜디오를 소개한다. 

실로 일상 생활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맛있는 채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멋진 곳에서는 채소밥과 채소주스가 준비된다. 백미 대신 통곡물 100%로 지은 밥을 베이스로 다양한 채소과 소스들을 채워 둔 채소밥은 양도 풍성하고 맛도 훌륭하다. 또한 이름은 채소 주스로 명명되지만 베지 스튜디오에서 제안하는 주스는 단순히 음용을 위한 음료가 아닌 채소를 더 맛있고 즐겁게 곁에 두기 위한 영양 가득한 메뉴이다. 

채소밥과 채소주스


예를 들면 두부, 비트 주스는 아몬드 밀크와 바나나, 땅콩 버터와 비트, 두부가 어우러져 단백질 가득한 풍요로움이 녹아 있다. 예약 대신 워크인으로 운영이 되기에 베이스 이즈 나이스보다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체크!


주소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152 202동 1층 13호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vegestudio_seoul/


파크 하얏트 서울 ‘더 팀버 하우스’ - 가이세키 스페셜

지난 7월 13일부터 시작되어 단 8일간 진행되었던 파크 하얏트 도쿄 Kozue의 요시다 노부히로 셰프와 파크 하얏트 서울의 이제승 셰프의 두번째 콜라보 이벤트 ‘가이세키 스페셜’ 코스를 만족스럽게 맛보았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비밀스러운 아지트, 더 팀버하우스에서 스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자주 방문하는 곳인데 이번엔 여름 초복 일정에 맞물려 화려하지만 깊이 있는 명인들의 합을 마주할 수 있는 귀한 식사를 즐겼다. 

도쿄 파크 하얏트의 요시다 노부히로 셰프(오른쪽)과 서울의 이제승 셰프(왼쪽)

특히 이제승 셰프의 장어는 지난번 식사에서도 도드라진 매력을 뽐냈었는데 이번엔 여름 느낌 가득한 차가운 가지 절임과 함께 매칭을 하니 입 안에서 펼쳐지는 향과 맛이 훌륭했다. 

애피타이저

민물장어와 가지

참치, 가자미, 갑오징어


핫슨의 아름다운 구성의 디테일을 하나 하나 설명 들으며 감탄하는 일도 오랜만인데 마무리로 준비된 냉 바지락 소바는 당장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을 만큼 입에 붙는다. 

핫슨-참돔, 홍합찜, 가쓰오 난반즈케, 오리찜

갈치튀김과 연어알, 물냉이

한우등심나베

바지락 냉소바

우유 두부와 녹차 아이스크림

일식의 기술과 한국의 여름 식재료가 만나 완성된 코스라고 셰프님들이 설명해주셨는데 과연 서로의 장기를 주고받으며 펼쳐 낸 유려한 솜씨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이 편안했다. 이 코스의 인기가 높아서 팝업은 끝났지만 여름 내 가이세키 메뉴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가볍게 도심 속 호캉스 디너를 즐겨보면 어떨까?


전화 02-2016-1234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606 지층 더 팀버 하우스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6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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