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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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도와 노련한 기술이 담긴 보물 같은 곳, 2024년 베스트 뉴테이스트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4.12.26 10:22:59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지나간 듯한 2024년의 뉴테이스트는 다양한 시도와 노련한 기술이 담긴 보물 같은 곳들을 소개할 수 있었다. 외식업에 첫 데뷔를 하는 새내기의 업장부터 노련한 브랜드들의 새로운 콘셉트의 업장들까지 개성과 콘셉트가 또렷한 뉴테이스트들의 특징들을 가볍게 정리해 보았다.


#가볍게 하지만 맛있는 요리와 한잔


포노부오노, 쇼쿠도합, 마마리뱅글(현재 마마리 펍), 언더바키

힘주고 찾아가는 다이닝이 아닌, 재미있고 조금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 요리의 퀄리티와 주류의 다양성에 맞춰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포노 부오노

포노 부오노, 라구 라자냐

마마리 펍, 특제 쌈장과 제철 채소

마마리 펍, 한돈 안심 돈가스

흑백 요리사에서 대활약을 펼친 포노부오노의 히든천재 김태성 셰프와 차분한 활약으로 꽤 높은 순위까지 얼굴을 보여준 마마리펍(마마리뱅글에서 업장명 변경)의 반찬 셰프, 송하슬람 셰프도 2024년의 뉴테이스트의 주인공들이다. 

쇼쿠도합

쇼쿠도합, 사시미

언더바 키

언더바 키, 딤섬

서촌의 골목 안쪽 한옥에서 일식 요리들과 사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쇼쿠도합 또한 요즘은 예약 없이는 방문하기 어려울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약수동에서 만나는 홍콩의 맛, 언더바키에서는 내부 수조에서 갓 건져 올린 생선과 해산물들로 만들어 내는 향신료 매력 가득한 요리들을 만날 수 있다. 


# 실력 있는 디저트 전문점의 등장


라쥬도르, 케익바, 파티세리송버드, 미드메, 피에트라

그동안 어디에 숨겨져 있었나 할 정도로 탄탄한 경력과 기술을 가진 디저트 셰프들이 등장한 2024년이다. 일본 클래식 프렌치 디저트의 장인 ‘Au bon vieux temps’(오봉뷰탕)의 카와타 카츠히코 셰프 밑에서 일을 해 온 셰프와 일본인 아내가 오픈한 잠원동의 라쥬도르는 그 만의 아이덴티티가 가득한 가토와 구움과자를 만들어 낸다. 

라쥬도르

라쥬도르, 다쿠아즈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호주에서 디저트를 만들어 온 케익바의 클레어 셰프 또한 커피 또는 와인과 함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케익바를 플레이버 타운 지하에 오픈, 운영 중이다. 도곡동 작은 골목에서 만나는 파티세리송버드는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쌓아 온 실력을 보여주는 프렌치 디저트 전문점이다. 

케익바, 딸기 코코넛 케이크

파티세리 송버드

서촌의 모드니에를 만들어 가던 두 명의 셰프 중 한 명인 고승민 파티시에가 오픈한 미드메는 조금 더 탄탄해진 모습으로 서촌의 새로운 디저트 숍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백화점 팝업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그들의 달콤한 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연남동 숲길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젤라테리아 피에트라는 여타 젤라토 브랜드와 다르게 좀 더 한국의 식재료에 집중된 젤라토의 맛을 잡아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디저트로 인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그 귀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기쁨을 선사한다.

미드메

미드메, 오렌지 플로랑탱

피에트라, 젤라토



# 올타임 페이보릿 스시


스시사, 스시의미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시야에 쏟아진 스강신청의 바람이 잠잠해지고 최고급의 선도를 자랑하는 재료들로 만들어 내는 고급 스시야가 다시 사랑받고 있다. 스시 코지마 출신의 김학준 셰프의 스시사는 이미 청담동 일대에서 조용히 자신의 스타일을 담은 스시로 사랑받고 있다. 

스시사의 김학준 셰프

스시사, 광어초밥

최근 오픈한 한남동의 스시의미는 두 명의 일본인 셰프의 실력뿐 아니라 아트 디렉터의 손을 통해 매만져진 공간과 세팅의 품격이 뛰어나 가오픈 기간임에도 늘 예약이 차 있다고 한다.

스시의미

스시의미


#클래식하거나 캐주얼하거나, 프렌치의 귀환


뛰뚜아멍, 꼴라쥬, 부요네뜨

모던 한식 레스토랑의 불꽃같은 인기 속에서도 다이닝씬에서 가장 꽃처럼 아름다운 플레이팅과 복합적인 조리 과정, 소스의 고즈넉한 매력이 돋보이는 프렌치를 빼놓을 수 없다. 

뛰뚜아멍, 해산물과 비스크 캐러멜 소스

부요네뜨

부요네뜨, 바게트

올해 만난 가장 아름다운 프렌치 뛰뚜아멍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돌아온 노진성 셰프의 꼴라쥬, 금호동 프렌치 비스트로 오부이용이 일요일 하루만 운영하는 바게트 전문점 부요네뜨의 등장은 그야말로 프렌치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꼴라쥬, 차가운 참치와 발효토마토


# 다양한 취향을 즐길 수 있는 곳


베지스튜디오, 비움, 메종조, 티에리스라운지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각각의 식성의 기호라던가 알러지, 채식 지향 식단, 샤퀴테리, 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곳 등 특수한 공간들이 들어서고 있다. 채소 요리를 전문으로 풀어내는 베이스이즈나이스에 이은, 베지 스튜디오의 두 번째 공간 베지스튜디오는 어려운 예약 대신 워크인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베지 주스 또한 요리 중 하나라고 설명할 만큼 플레이트에 담긴 채소 각각의 맛과 주스가 내는 맛과 향을 조용히 음미해 보길.

베지스튜디오의 장진아 대표

베지스튜디오, 채소밥과 채소주스

톡톡, 세븐스도어의 김대천 셰프의 야심작, 1천년 전의 밥상을 다시금 마주한다는 비움은 채소와 발효 만으로도 ‘이렇게 포만감 넘치고 맛의 면면을 채워주는 코스가 있구나!’하며 감탄의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서초구의 축복이라 불렸던 샤퀴테리 전문점 메종조가 청담동에 2호점을 오픈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카페테리아의 기능부터 와인바의 역할까지 담당한다. 정재환 소믈리에의 합류로 더욱 수려한 와인 제안이 뒷받침될 예정이라고 한다. 

비움

비움, 김윤진 작가의 작품

메종조 2호점

차를 다루는 티 소믈리에의 역할뿐 아니라 차를 직접 구매하러 길을 나서는 차상인 정다형 대표의 티에리스가 합정동에 티 라운지를 오픈했다. 김나영 디렉터가 함께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감각적이면서도 차의 향에 심취할 수 있는 라운지로 완성되었다. 

티에리스 라운지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7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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