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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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3월의 커피 트렌드 by 심재범

2025.03.20 13:12:01

봄이 오는 길목 3월, 블루리본 서베이 커피 트렌드로 컵테이스터 국가대표 파이널리스트 전수민 바리스타의 비뮤티서울,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뜨거운 스페셜티커피 디기두 로스터 출신 이건주 바리스타가 종로에 문을 연 포온즈데이커피로스터, 부산시장 관사를 일반에 개방한 모모스 커피 도모헌 매장, 한국 최초 민간 기반 자발적 지역 커피 축제 연희 커피 페스티벌의 소식을 전한다.


 

비뮤티서울 

2025년 눈 내리는 3월 4일, 비뮤티서울이 가오픈을 마치고 정식으로 매장을 열었다. 비뮤티 서울은 커피인들의 대장금이라고 평가를 받는 전수민 바리스타와 이진주 바리스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스페셜티커피 매장이다. 매장의 위치는 연남동 한적한 주택가, 감나무집 기사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가오픈 기간을 마치고 정식 오픈하는 첫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픈 시간부터 만석이었다. 

내부 분위기는 나무 제품들이 많은 인테리어에, 과하지 않고 정겨우면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따듯한 느낌이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하이엔드 머신의 상징 라마르조코의 엔트리 모델 리네아, 그라인더는 향미 좋은 커피를 발현하는 매저로버, 핸드드립 커피를 포함한 싱글오리진은 말코닉 Ek43그라인더를 사용한다.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 비뮤티에일, 토마토수프

비뮤티는 부산 코스피어의 싱글오리진커피와 블로트가 변신한 이도림의 블렌딩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플랫화이트. 작은 잔에 과하지 않은 농도의 에스프레소에 응축된 밀크폼의 플랫화이트가 매우 맛있다. 컵테이스터 국가대표 선발전 준우승 바리스타의 매장답지 않게 추천 커피가 소박하지만, 그만큼 밀크커피가 맛있고 담백하다. 이외에도 정형용 바리스타의 코스피어가 정성껏 로스팅한 싱글오리진 브루잉 커피도 훌륭하다. 커피 이외의 음료 추천은 영국 노동자들의 맥주, 비뮤티에일. 에일의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에 영감을 받아 유다와 시나몬, 진저의 향미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마지막 추천 메뉴로 토마토 수프. 간단한 끼니 대용 음식을 선보이는 비뮤티에서 가장 인상적인 음식이다. 직접 만든 빵과 함께 토마토, 베이컨이 생생한 수프가 실하고 맛있다. 

비뮤티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고통의 순간에서 해방된 열반의 경지, 해탈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 커피 산업에 종사하면서, 꾸준하게 일상을 지켜왔던 전수민, 이진주 바리스타의 매장이 따듯하고 평안하며, 아름다운 공간으로 꾸준히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포온즈데이 커피로스터스

2025년 2월 16일, 오스트레일리아 국가대표 바리스타 심사위원이자 시드니의 특별한 스페셜티 커피, 디기두 로스터 출신 이건주 바리스타가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에 포온즈데이커피로스터를 열었다. 매장의 위치는 종로5가 이면도로, 순댓국 매장을 재개장했듯이 주변 카페를 찾아보기가 힘든 곳이다.

매장의 분위기는 밝고 활기차고 자연스럽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바리스타 매장답게 전 직원들이 꼼꼼하고 친절하다. 매장의 머신은 라마르조코, 그라인더는 로버게열, 좋은 커피를 사용하는 정석과 같다. 추천 커피는 배치브루, 다양한 브루잉 커피를 사용해 날마다 새로운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포온즈데이 정식 오픈에 맞춰, 시드니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디기두의 폴을 포함한 현지 스태프들이 한국 포온즈데이 바 테이크오버 행사를 진행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페셜티커피 문화는 한국처럼 게스트 바리스타 개념보다는 다른 커피 스태프들이 현지 커피바를 원데이로 운영하는 개념의 바테이크오버 개념이다. 

피콜로라테

포온즈데이 정식 오픈 일정에 맞춰 디기두의 폴은 시드니에서 특별 블렌딩(레인보우 쥬시)커피를 준비했고, 포온즈데이의 이건주 바리스타는 너티캥거루 블렌딩 커피를 선보였다. 레인보우 블렌딩 커피는 무산소 가공의 선명한 가공 커피가 에티오피아 수세식 커피의 평안함과 절묘하게 조합되었고, 포온즈 데이의 너티캥거루 블렌딩은 고소하고 평안하고 달콤한 뉘앙스의 데일리 커피로 훌륭하다.  이외의 추천 커피는 피콜로라테, 에스프레소와 밀크를 1대1의 비율로 조합한 밀크커피로 진득한 질감의 밀크와 응축한 느낌의 에스프레소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포온즈 데이 커피는 이후에도 패션브랜드 유제를 포함한, 해외의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향수 브랜드를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으로 멋진 커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모스커피 도모헌 

한국 최초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현재 모모스 커피의 대표이사)의 모모스커피가 부산 온천장 1호점, 영도 2호점, 마린시티 3호점에 이어서 부산시장 관사를 시민에게 개방한 도모헌에 특별한 매장을 열었다. 도모헌의 위치는 남천역에서 10분 정도 도보 거리의 언덕이다. 남천역에서 방송국을 지나 도모헌까지 걸어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지만, 의외로 내부의 산책로가 훌륭하고, 조망이 멋진 곳에 도모헌과 모모스 커피가 아름답게 위치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지방자치 단체의 관사가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는데, 부산의 도모헌 카페는 대한민국 지자체 관사의 카페 중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도모헌 매장을 방문해서, 부산을 대표하는 고성운 바리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성운 바리스타는 모모스 커피 입사 이후 3년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서 파이널리스트가 되었다. 세계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의 기록 이후 모모스 내부적으로는 처음이다. 고성운 바리스타는 활발한 활동 중에도 환경과 지속가능성,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성과 전문성의 고민과 같은 묵직한 주제를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아름다운 커피를 선보이면서, 바리스타들의 생각을 꾸준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앞으로도 더욱 기대가 된다.

메밀정과, 콜롬비아 라 보헤미아 게이샤 싱글오리진 커피

메밀정과

모모스커피 도모헌의 추천 커피는 가장 대중적인 에스쇼콜라 블렌딩 아메리카노 이외에, 메밀과 같은 지역 기반 재료를 이용한 창작메뉴와 섬세한 향미를 발현한 싱글오리진 커피까지 모두 훌륭하다. 특별한 공간의 특별한 커피, 부산 도모헌 모모스 커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연희커피 페스티벌 

2025년 4월 4, 5, 6일 연희동의 전국구 스페셜티커피와 디저트 매장들이 연합해서 순수 민간 차원의 지역 커피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크에디션커피

동경연희

로우키커피

디폴트밸류

이번 커피 페스티벌에는 한국 콜드브루 커피의 성지 매뉴팩트커피, 연희동 인디 커피의 상징 다크에디션커피, 아늑한 공간과 섬세한 음악 큐레이션으로 유명한 커피가게 동경연희, 연희동의 새로운 스트리트 매장 룩백커피, 연희동 힙스터 매장의 상징 비전스트롤, 성수에서 연희동으로 자연스럽게 정착한 로우키커피, 챔피언들의 챔피언 신창호 바리스타의 디폴트밸류커피가 참여한다.

커피와 함께 캐주얼 푸드로 연희동 제과점의 상징 피터팬1978, 한국 파인다이닝 식당들이 선호하는 불랑제리 폴앤폴리나, 한국 베이글 열풍의 원조 에브리씽베이글, 연희동 디저트 바 돌파운드, 프렌치세프가 운영하는 그로서리 블루레시피도 함께 할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 기간 동안 디폴트밸류커피는 커피인굿스피릿 세미나, 매뉴팩트커피는 추출 시연, 프로토콜커피는 홈바리스타 전용 추출세미나, 로우키커피는 금요커핑, 블루레시피는 김사홍 바리스타와 협업으로 스페셜티커피와 파스타의 페어링 코스를 준비할 예정이다. 페스티벌 참여 방법으로 13개의 참여 매장 중에서 8개의 매장을 방문 인증하면, 행사에 참여한 스페셜티커피 8종 드립백 세트 혹은 아르노 글래스의 신제품을 선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 최초의 민간 주도 연희커피 축제에는 지역 커피의 맏형 매뉴팩트가 메인스폰서, 커피 칼럼니스트 심재범 작가가 코디네이터, 한국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 드로잉 아티스트 신문섭 작가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참가하고 있다.


필자 소개 심 재 범
한국 커피 교육협회 바리스타이며, Australia Tourism Department Certified Barista와 SCAA CQI Star Cupper, SCAA CQI Q-Arabica Grader까지 취득한 한국 최고의 커피 평론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있다. 저서로는 《스페셜티 커피 인 서울》, 《동경커피》, 《교토커피》, 조원진 작가와 공동 출간한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등이 있다.  영국인 커피 애호가 찰스 코스텔로, 조원진 작가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코리아 스페셜티 커피 가이드》의 영문판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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